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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Aug 18. 2022

간장계란밥이요

시시콜콜 육아 이야기 49

  어제 6살 둘째 아들을 하원 시키려 유치원으로 갔다. 유치원 입구 앞에서 잠시 기다리니 둘째가 나왔다. 선생님께 인사를 하고 가려는데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오늘 아이들에게 아빠, 엄마가 집에서 해주는 음식 중에서 제일 맛있는 게 뭐냐고 물었더니 복근이가 뭐라고 했는지 아세요?"


  속으로 나는 '나도 제법 맛난 음식을 많이 해준 편이니 여러 가지로 잘 말했겠지?'라고 생각하며 선생님께 복근이가 뭐라고 했냐고 묻자 선생님이 하시는 말은  나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복근이가 간장계란밥이 제일 맛있다고 하더라고요."


  선생님의 말에 겉으로는 같이 웃었지만 속으로는 창피하기도 하고 열불이 났다. 아니, 집에서 엄마가 치킨도 직접 튀겨주고 빵도 구워주고 햄버거랑 샌드위치도 만들어 주는데 왜 하필 간장계란밥이라고 말하는 것이냐 아들아. 쿨럭.


  집에 와서 복근이에게 왜 그렇게 대답했냐고 슬며시 물었더니 제일 먼저 생각나는 음식이 간장계란밥이었단다.


  아침에 딱히 해줄 게 없을 때 자주 해주는 음식이긴 하지만 그래도 엄마의 체면과 사회적 위치가 있는데. 흠흠.


  그리고는 복근이가 저녁으로 간장계란밥을 해달란다. 그래. 해드려야지. 암요. 아드님이 원하시니 해드려야죠.


  뜨거운 밥에 버터를 조금 넣고 반숙 계란 프라이를 올리고 맛간장을 살짝 뿌려 비벼먹는 간장계란밥. 나도 어릴 적에 많이 먹은 음식 중 하나이긴 하다.


  '그래도 아들아. 다음에는 다른 음식으로 말해주면 안 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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