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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얼굴을 들키지 마라

이런저런 이야기 166

by 항상샬롬

코로나가 햇수로 4년 차에 접어든다. 2019년 12월부터 시작되었으니 말이다. 요즘 일일 확진자 수는 1만 명대이고 정부에서는 이제 공공기관에서도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외출을 하면 마스크를 벗고 다니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야외는 물론 실내에서도 많이 보인다. 반면에 나는 아직도 여전히 마스크를 꼭 쓰고 있고 절대 벗지 않는다. 이제 내 피부처럼 기본 옵션이 되었다랄까. 그래서 마스크를 벗으면 뭔가 옷을 안 입은 것 같고 허전하고 창피하고 부끄럽다.


둘째 아들의 병설유치원 엄마들과 친해진 지 3년이 되어 가는데 마스크를 쓴 채로 수다를 떨고 차를 마시고 하다가 마스크를 벗은 모습들을 보니 낯설고 새롭다.


'이 엄마는 눈이 정말 예뻤구나.'

'저 엄마는 진짜 동안이네.'

'요 엄마는 입이 컸구나.' 라며 나도 모르게 그 엄마들의 얼굴을 평가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더 철저하게 마스크를 쓰기로 했다. 나도 마스크를 벗으면 주변 사람들이 너무 놀라고 실망할 것 같아서 말이다. '나의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말라'가 아니라 '나의 얼굴을 절대로 들키지 마라.'가 나의 요즘 미션이 되었다.


날이 점점 더워지면 그땐 나도 야외에서만큼은 마스크를 벗게 될 날이 올 텐데 그때는 예쁘게 화장하고 다녀야겠다. 화장을 한지가 언제였더라. 쩝. 4년 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화장품은 다 버리고 새 화장품부터 사놔야겠다.


내가 그린 내 얼굴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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