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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Apr 11. 2023

나에게는 한 달에 한 번씩 만나는 선생님이 있다.

이런저런 이야기 169

  나에게는 한 달에 한 번씩 만나는 선생님이 있다. 남자선생님이고 아마 미혼인 듯 보이는데 자세한 건 잘 모르겠다.


  아무튼 목표치가 있는데 달성하지 않으면 엄청 혼이 난다. 나보다 나이도 어리고 젊으신 선생님인데 혼날 때마다 참 민망스럽다.


  혼내실 때마다 "어머님, 이러시면 안 돼요."라고 하시는데 그 소리를 들을 때마다 소름이 끼칠 때도 있다. 내가 아직 40대인데, 그래 40대 후반이긴 하지만 '어머님'이라니. 쿨럭. 아직 '어머님'이라고 불릴 나이는 아니지 않나. 내가 그렇게 나이가 많이 들어 보이나 하고 속상하기도 하고 말이다.


  1년 동안 혼나기만 하다가 며칠 전 정확하게 또 한 달 만에 뵈었는데 처음으로 칭찬을 받았다. 그랬더니 그간 쌓였던 속상함이 사르르 사라졌다.


  "110에 60. 1년 만에 이렇게 낮은 수치는 처음이세요. 너무 잘하셨어요. 어머님."


  그렇다. 그 선생님은 바로 나의 내과 주치의선생님이다. 1년 전부터 혈압이 높아져 약을 먹고 있는데 한 달분씩의 혈압약과 고지혈증 약을 받아먹으며 관리 중이다.


  요즘 운동도 다시 하고 식단관리를 좀 했더니 혈압이 낮게 나왔다. 수축기와 이완기 혈압 두 개다 높았었는데 이렇게 낮은 수치가 나와서 다행이다 싶다.


  혈압이 높을 때는 150에 100 정도이고 평상시는 130에 90 정도였다. 다행히 너무 좋은 내과 선생님을 만나서 혈압이 내려간듯하다. 운동하고 식단관리하라며 가족처럼 잔소리를 많이 해주신 젊은 선생님 덕분이다.


  다음 달에는 내가 큰소리 좀 쳐야겠다. 힘들게 혈압도 내렸으니 나도 보상을 받아야지.

"선생님, 근데 '어머님'이라는 소리는 하지 않으시면 안 될까요? 혈압이 또 오를 거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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