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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May 20. 2023

아들의 입에서 툭하고 나온 것은?

시시콜콜 육아이야기 59

어제 저녁, 식사를 하고 나서 6학년 딸아이와 7살 아들이 신나게 잘 노는 듯했다. 맨날 치고받고 싸우는 게 일이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부엌일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잠시 후 딸아이가 흥분된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는 둘째 아들이 손에 뭔가를 쥐고 엉엉 울며 나에게 왔다.

“으앙. 엄마, 누나가 나 쳤는데 이게 나왔어. 흑흑. “


앞쪽 아랫니가 요즘 엄청 흔들려서 치과를 가야지 하던 참이었다. 그런데 둘이 베개로 장난을 치며 놀다가  아들이 베개에 얼굴을 맞았고 그 충격으로 흔들리던 아랫니가 툭 하고 빠진 것이다.


"복근이 첫니가 드디어 빠졌구나. 치과 가면 더 아프게 빼는데 너무 잘됐네. 잘했어."

라고 말해주고 칭찬을 마구 해주었더니 기분이 좋아져 바로 눈물이 멈추었다.


나도 어릴 적에 흔들리던 이가 그냥 빠진 적이 많았다. 캐러멜을 씹다가 이가 빠졌고, 사과 한입을 베어 먹다 빠지고, 껌을 질겅질겅 대다 빠진 적도 있었다.


그때 이야기를 해주었더니 두 아이 모두 깔깔거리며 재미있어했다.


그리고 둘째에게 빠진 이는 지붕 위에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야 까치가 빠진 이를 물어가고 새 이가 나는데 요즘은 지붕이 없어서  이를 던질 수가 없는데 어떡하냐고 둘째에게 물었다.


그랬더니 사다리차를 불러 아파트 옥상 지붕에 던지잔다. 와우, 기발한데? 흐흐. 그런데 배보다 배꼽이 더크네. 사다리차가 얼만데 쩝.


이러다가는 진짜 사다리차를 부르자고 난리를 칠 것 같아서 누나가 한 것처럼 이를 넣어 보관하는 통을 사주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이가 빠질 테니 다 모아서 한꺼번에 던지자고 했더니 그러잔다.


윗니 하나도 또 흔들리는데 그때는 진짜 치과로 가야겠다. 엑스레이도 찍어보고 사랑니 뿌리가 있는지 없는지도 확인해 볼 겸 말이다.


둘째의 이가 적절한 때에 잘 빠지고 이쁘게 나서 건강하게 오래오래 잘 관리했으면 좋겠다. 이제 나오는 치아는 평생 가야 할 중요한 치아니 말이다. 그나저나 요때 이가 빠지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운 것 같다. 특히 앞쪽 이가 빠지면 왜 이리 이쁜지 원. 새이가 나기 전에 자주 많이 봐둬야겠다.


첫니 빠진 아들아,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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