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항상샬롬 May 24. 2023

남편이 아닌 남자에게 반지를 받았다

이런저런 이야기 176

반지를 끼지 않은지 15년도 더 넘었다. 연애할 때나 결혼하고 나서 2년까지는 반지를 낀 듯한데 첫째 딸아이를 가지려고 각종 시술을 하다 보니 살이 많이 쪘다.


임신이 잘되기 위해 호르몬주사를 많이 맞아서 그랬다. 몸에 살이 찌니 손도 토실해졌다. 그래서 결혼하면서 맞춘 반지들이 손에 끼워지질 않아 끼지 않았다. 아니, 끼지 못한 건가? 쿨럭.


반지를 하지 않다 보니 목걸이도 빼고 귀걸이도 안 하게 되었다. 그냥 다 귀찮고 거추장스러웠다. 게다가 나는  원래 몸에 장신구 같은 것들을 착용하는 것을 딱히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더욱 그랬다.


두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나잇살이 생기면서 지금도 살은 거의 빠지지 않았다. 그래서 여전히 반지를 끼지 못하고 반지함 속에만 고이 들어가 있었다.


그런데 오늘 7살 둘째 아들이 유치원에서 만들었다며 반지를 주었는데 어머나 세상에. 토실한 내 손에 딱 맞는다.  


너무 이쁘게 잘 만든 반지. 내 맘에 쏙 든다. 어쩜 내 손가락에 딱 맞게 만들었을까? 신통방통하다.


남편이 20년의 결혼생활을 하면서 중간중간 새로 반지를 사주겠다고 했지만 싫다고 했었다. 그런데 아들의 반지를 끼고 보니 마음이 조금 바뀌었다. 반지 낀 손 토실한 내 손이 이뻐 보인다. 아들이 만든 반지라 그런가?


아무튼 남편한테 새 반지를 사달라고 해야겠다. 그래서 아들의 반지랑 남편이 사준 반지를 두 개다 끼고 다녀야지.


https://brunch.co.kr/@sodotel/598


작가의 이전글 아들의 입에서 툭하고 나온 것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