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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Jul 08. 2020

진주가 어디쯤이지?

이런저런 이야기 13

  남편이 딸기 귀농을 하러 내려가자고 한 곳이 경남 진주였다. 진주라는 곳을 들어는 봤는데 어디쯤인지 감이 오질 않았다. 지도로 검색해보니 부산과 대구의 중간쯤이다. 진주로 이사 가기 전 살던 곳이 용인이었는데 용인에서 진주까지 자가용으로 걸리는 시간은 3,4시간쯤이었다.




  딸기 귀농으로 남편이 진주를 정한 이유는 주변 산들이 막아주기 때문인지 자연피해가 많이 없는 편이고 겨울에도 따스한 기후 때문이었다. 다만 남강이 있고 진양호가 있어서 안개가 자주 끼는 이었다.




  진주로 이사를 가서 지인들이 하나같이 묻는 말은 "진주가 어딨어? 어디쯤이지?"였다. 그래서 내가 대답한 말은 "진주에서 통영 가는데 30분 걸려."라고 말했다. 진짜로 남편과 나는 진주 집에서 통영까지 충무김밥을 브런치로 먹으러 자주 다니곤 했다.



네이버 지도 이용ㅡ대구와 부산 사이에 진주가 있음


  진주하면 떠올리는 것은 남강 유등축제와 진주성 그리고 촉석루이다. 매년 남강을 따라 다양한 모양의 유등을 저녁에 볼 수가 있는 것이 남강 유등축제이다.


   그리고 진주성은 임진왜란 3대 대첩이 있던 곳이고 촉석루는 진주성 안에 있는데 논개가 왜장을 끌어안고 순국한 곳이다. 모두 다 가보았는데 가볼만한 곳이었다.


진주성과 촉석루 그리고 논개사진





  진주에서 4년을 살았는데 이사 가서 첫 느낌은 '공기가 좋다'였다. 그리고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안녕하세요?"라고 사람들이 먼저 밝게 인사해 주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용인살았을 때는 이런 모습을 보지 못한 이유였다.


  딸이 다닌 유치원만 가도 "아무개 엄마다. 와. 안녕하세요?"라며 엄청 반가워하고 인사를 잘하는 아이들을 보고 솔직히 감동을 했더랬다.


   그리고 정겨웠던 것은 사투리. 딸의 유치원 친구들이 사투리를 쓰는 모습을 보면 어찌나 귀여운지. 우리 딸도 한두 문장은 사투리 억양을 쓰곤 했는데 들을수록 어설퍼 보이고 신기해서 자주 웃었던 기억이 난다.


  또 좋았던 건 진주에서 여기저기로 여행을 가기에 너무 좋은 위치라는 것이었다. 여수, 거제, 통영 등 1시간 미만이면 다 갈 수가 있었고 대구와 부산은 1시간 반이면 갈 수 있었다. 그래서 하루 코스나 1박 2일 코스로 자주 여행을 다녔다.




  반대로 진주에 살면서 제일 아쉬웠던 점은 큰 병원이 없다는 것이었다. 대학병원은 있었지만 큰 병원이 없어 다들 부산과 서울로 다니시는 분들이 많았다. 특히나 진주의료원이 없어진 건 정말 안타까운 일이었다. 내가 이사 오기 전에 없어진 상태였다. 다시 만들 거라는 소식을 들었는데 꼭 그랬으면 좋겠다.


  또 한 가지 더 아쉬웠던 것은 날씨가 따스한 편이라 눈이 거의 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도 "엄마, 겨울인데 왜 눈이 안 와?"라며 겨울만 되면 눈 타령이었다. 그러다 진짜 가뭄에 콩 나듯이 겨울에 한두 번씩 눈이 오면 이벤트같이 즐겁고 신나는 날로 여기곤 했다.


  남편이 딸기 농장을 하다 허리를 다쳐 다시 경기도로 올라와야 했지만 무엇보다 진주에서 가장 감사했던 것은 둘째를 만난 것이었다. 진주에 이사 와서 한두 달 후 둘째를 임신했다. 난임이라 자연임신이 안돼서 딸아이를 결혼 6년 만에 6번 유산 끝에 시험관으로 가졌는데 둘째는 자연임신이라니. 정말 기적 같은 일이었다.


  그래서 진주는 우리 가족에게 제2의 고향이고 정말로 감사한 곳이다. 나중에 아이들 다 키우고 노후는 다시 진주에서 보내고 싶다.



  진주남강유등축제ㅡ딸아이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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