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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Mar 12. 2024

사람이 수학공부도 좀 해야지

시시콜콜 육아이야기 62

둘째 늦둥이 아들이 초등학교 입학을 했다. 같은 초등학교 내에 있는 병설유치원 3년을 다녀서인지 나름 적응을 잘하고 있다.


첫째 딸아이가 8살때는 여자아이라 빠른 편이어서 그랬는지 내가 선행학습으로 한글공부를 시킨 적이 없는데 아들은 내가 작년부터 한글공부를 시켰다.


한글을 잘 몰라 학교 들어가서 아들도 그렇지만 내가 망신당할까 봐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아들과 공부시작. 아들은 공부를 시작한 지 5분이 지나면 몸을 비비 꼬고 엎드리고 한숨 쉬고 도저히 집중을 안 한다.


10분 정도 되면 슬슬 짜증을 내서 나도 그 정도에서 공부를 그만두곤 했다. 그것도 매일 공부를 못했고 띄엄띄엄했다. 하루는 한글 쓰기, 하루는 수학연산책을 공부했다.


아들은 한글은 다 읽을 줄 아는데 왜 공부를 해야 하냐고 묻는다.

"읽을 줄은 아는데 쓰기를 잘 못하니까. 특히 받침 있는 글자는 못쓰잖아."


수학은 또 왜 하냐고 묻는다.

"너 더하기 빼기를 못하니까."


학교를 3,4일 등교하고 온 날. 아들이 말했다.


"엄마, 나는 유치원이 더 좋고 훨씬 재미있어."


"학교 다닌 지 얼마 안 되어서  잘 몰라서 그래. 학교가 훨씬 더 재미있어. 누나는 학교가 너무 재미있어서 제일 일찍 가고 그랬잖아."


"그러네. 학교도 좀 재미있는 것 같네. 그래, 사람이 수학공부도 좀 해야지."


8살 사람입에서 저런 말이 나오다니. 놀랍기도 하고 웃기기도 해서 한참을 웃었다.


그나저나 둘째 아들이 집에 오면 2시. 너무 일찍 온다. 유치원 때는 4시 반쯤 왔는데. 쩝.


사실 엄마도 네가 유치원 다닐 때가 더 좋았단다 아들아. 흑.



입학첫날 열심히 1학년 반으로 찾아가는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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