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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잎지던날 Nov 09. 2018

떡볶이는 궁중에서 먹던 귀한 음식이었다.

떡볶이는 한국을 대표하는 분식 중 하나로 주재료인 떡과 채소들을 장에 볶아낸 음식이다. 떡볶이는 간을 내는 재료에 따라 크게 궁중떡볶이와 신당동 떡볶이로 분류할 수 있다.

조선시대부터 먹기 시작한 궁중떡볶이는 간장으로 맛을 내는 게 특징이다. 떡과 채소와 함께 소고기가 들어가는데 그 맛과 모습이 불고기와 비슷하다. 기호에 따라 당면도 함께 넣어 조리하며 분식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정식에 가깝다.


떡볶이에 대한 최초 기록은 1800년대 말 조리서인 ‘시의전서(是議全書)’에서 찾을 수 있다. 책에서는 떡볶이를 흰떡과 등심살, 참기름, 간장, 파, 석이버섯, 잣, 깨소금 등을 넣고 만든 음식이라 설명하고 있다. 다만, 음식명은 지금과는 다소 차이를 보이는데 떡볶이가 아닌 떡찜, 떡 잡채, 떡 전골 등으로 불렀다.




간장으로 맛을 낸 궁중떡볶이




그럼 떡볶이는 언제부터 떡볶이라 불렀을까. 본래 떡볶이는 파평 윤씨 종가에서 만들어 먹던 별식이었다. 예부터 파평 윤씨 가문의 간장은 맛이 좋기로 유명했는데 이 간장을 이용해 떡과 소갈비와 채소를 넣어 만든 음식을 떡볶이라 불렀다.


떡볶이라는 이름이 처음 문헌에 등장한 건 1942년 방신영의 ‘조선요리제법’에서다. 떡과 고기, 채소를 넣고 간장으로 만드는 조리법이 전해지면서 이후 궁중식과 파평 윤씨 가문의 음식에 구분을 두지 않고 모두 떡볶이로 통용해 불렀을 것으로 생각된다.


궁중떡볶이와 달리 고추장으로 맛을 내는 신당동 떡볶이는 한국전쟁 이후 생긴 음식이다. 1953년 마복림 할머니가 신당동 공터에서 판매하던 것을 시작으로 비싼 소고기 대신 어묵을 넣어 저렴한 가격으로 대중의 입맛을 사로잡았고 정식보다는 분식 느낌이 강하다.




고추장으로 맛을 낸 신당동 떡볶이



신당동 떡볶이가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건 1970년대부터다. 특이하게도 신당동 떡볶이가 유명해지게 된 계기는 좋은 맛 때문이 아니라 DJ 때문이었다.


당시 신당동에 있는 떡볶이 집들은 뮤직박스를 운영하는 것이 유행이었는데 그 안에는 음악을 틀어주던 DJ가 있었다. 이 DJ들은 큰 인기를 끌며 언론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신당동 떡볶이가 크게 각광받기 시작했다.


맵기로 유명한 엽기 떡볶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신당동 떡볶이와 뮤직박스는 단순 음식점이 아닌 하나의 문화였던 것 같다. 즐길 것이 많지 않던 시절, 멋진 DJ가 틀어주는 음악을 들으며 매콤한 떡볶이를 먹는 것은 꽤나 훌륭한 문화생활이었을 것이다. 아무튼, 떡볶이 하면 궁중떡볶이를 떠올렸던 인식도 이즈음 DJ의 인기와 함께 신당동 떡볶이로 옮겨 간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 떡볶이는 간장과 고추장 맛에 국한되지 않는다. 카레, 짜장, 크림소스 등으로 맛을 낸 다양한 종류의 떡볶이가 시중에 존재하며 이미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조리방법과 재료도 다양해져 그 방법에 따라 여러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국물과 함께 먹는 국물떡볶이, 기름에 튀기다시피 한 기름떡볶이, 중독성이 강해 한 번 먹으면 헤어 나올 수 없다는 마약떡볶이, 라면이 들어있는 라볶이, 눈물 나게 매운 엽기떡볶이 등 생각나는 것만 잠시 나열해도 이 정도이니 그 종류가 수십 가지는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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