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은 기름에 튀겨 가공한 면을 첨부된 분말이나 액상스프를 이용해 만든 음식이다. 조리법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인스턴트 음식이며 간편함과 얼큰한 맛으로 대변되는 분식 중 하나다.
라면의 최초 발원지는 일본으로 어원은 중국의 랍면(拉麵)에서 유래됐다. 랍면은 송나라 때 수타로 면을 뽑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나타난 면의 일종으로 우리가 흔히 먹는 짜장면이나 짬뽕에 들어가는 중화면이 바로 랍면이다.
일본인들은 랍면에 닭 뼈나 돼지 뼈, 멸치, 가다랑이포 등의 재료로 우려낸 육수 넣어 팔았는데 이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일본식 라멘(ラーメン)이다. 인스턴트 라면은 1958년 산시쇼쿠산(中交総社) (현 닛신식품,日清食品)에서 면을 튀겨 만든 치킨 라면이 최초다.
한국 최초의 인스턴트 라면은 1963년 등장한 삼양식품의 삼양라면이다. 봉지에 쓰인 ‘원조’라는 글자 그대로 한국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진 라면이다. 지금에야 라면을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당시 라면의 인지도는 형편없었는데 인스턴트 음식에 대한 인식도 전무해 라면이 비싼 줄 알고 먹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삼양식품은 무료 시식회를 통해 라면의 인지도 확보에 힘썼다. 다행히 라면의 얼큰한 국물은 한국인 입맛을 사로잡기 충분했고 혼분식장려운동과 맞물려 대중의 큰 사랑을 받게 된다.
라면의 인기와 더불어 삼양식품은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게 된다. 그러나 일련의 사건으로 제동이 걸리게 되는데 1989년에 있었던 이른바 ‘우지 파동’이다.
11월 3일. 서울지방검찰청으로 익명의 투서가 날아든다. 내용인 즉, 공업용 우지를 사용해 면을 튀겼다는 것. 이에 검찰은 유해성 조사를 실시하였고 삼양식품, 오뚜기 식품 등 5개 업체를 적발하고 10명의 책임자를 구속하게 된다. 그러나 보건사회부(현 보건복지부)에서는 적발된 회사의 제품에서 인체에 유해한 물질은 없다고 발표하게 되면서 사회는 큰 혼란에 빠지게 된다.
무혐의 처분에도 불구하고 삼양식품 돌이킬 수 없는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라면의 원조라는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급락했고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 2위에서 4위로 밀려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이 사건은 현대에 와 2016년에 있었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함께 재조명됐다. 박근혜 정부의 비서실장이었던 김기춘이 농심의 법률 고문으로 활동하면서 동시에 사건을 진두지휘한 검찰총장이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온갖 음모론이 떠돌았다. 물론 음모론일 뿐 확실하게 밝혀진 바는 아무것도 없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와 라면의 종주국이 일본이기는 하지만 현대에 들어 라면과 라멘은 다른 음식으로 구분되고는 한다. 한국에서 일본식이라고 하면 생면을 이용한 라멘을 떠올린다.
반면 한국식이라고 하면 시중에 있는 인스턴트 라면이 일반적이다. 맛에서도 일본식 라멘은 담백한 맛을 강조했다면 한국은 얼큰함을 강조하는 편이다.
라면은 오랫동안 서민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사랑받았다. 라면이 갖고 있는 사회적 이미지도 다양해 곧잘 예술문화의 소재로도 활용된다.
김훈 작가는 에세이 ‘라면을 끓이며’에서 라면을 통해 어린 시절 추억과 먹고사는 것에 대한 비애悲哀를 이야기했고,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는 “라면 먹고 갈래요?”라는 희대의 명대사를 남기며 한 동안 이성을 유혹하는 음식의 대명사가 되기도 했다.
| 참고자료 |
1.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떠나는 아내의 밥상 차리는 남편의 부엌 일기_강창래
2. 민족문화대백과사전_라면
3. 라면을 끓이며_김훈p11~p31
4. 삼양라면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