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홀처럼 드러난 마음의 웅덩이, 당신에게도?
싱크홀 증후군
플로리다에 사는 한 아파트 주민들은 어느 날 아침 눈을 떴을 때, 밖에서 벌어지는 무시무시한 광경을 목격했다. 집 바로 앞에 있는 도로의 지반이 내려앉아, 플로리다 사람들이 싱크홀이라고 부르는 거대한 붕괴 현상이 일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계속 꺼져 들어가는 웅덩이 속으로 자동차와 도로, 인도와 잔디밭이 빠져들어 갔다. 이제 분명 아파트 자체가 무너질 차례였다. 이러한 싱크홀은 가뭄 기간에 지하수가 말라붙어 지표를 지탱할 힘을 잃을 때 생기는 현상이라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갑자기 모든 것이 땅속으로 꺼져 들어가면서 두 발로 딛고 있는 땅조차 안전한지 의심스러워진다.
수많은 사람들이 플로리다의 싱크홀과 같은 삶을 살고 있다. 우리 가운데 상당수는 싱크홀의 가장자리처럼 자신이 무너져 내리는 경험을 한두 번쯤 했을 것이다. 피곤으로 무너진 정서, 부인할 수 없는 실패감, 지금까지 추구해 왔던 목표에 대한 쓰디쓴 환멸감 등을 느낄 때, 우리 안에서 무엇인가가 무너져 내리고 있음을 감지할 것이다. 삶 전체가 온통 끝없는 심연으로 빠져들어 갈 것 같은 붕괴 직전의 위기를 느끼게 된다. 어떤 때는 그러한 붕괴를 피할 길이 거의 없어 보인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이 문제에 대해 한참 생각해보면 이전에는 몰랐던 우리의 내부 영역, 즉 내면세계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이 내면세계를 무시할 경우 우리를 짓누르는 사건과 스트레스의 무게를 오래 견딜 수 없음이 점차 분명해질 것이다.
<내면세계의 질서와 영적 성장> 중에서
플로리다 및 러시아, 중국 및 우리나라에도 발생하고 있는 싱크홀 현상은 사람들의 마음에도 생길 수 있다. 우울증으로 고생하던 시기, 친구로부터 소개받은 이 책을 읽으며 깜짝 놀랐다. 같은 증상으로 사람들이 예전부터 고통받았다는 것과 그것을 치료하는 방법이 이미 제시되고 있었다는 사실 때문이다.
함몰된 웅덩이가 발견되었다는 것은 이전에는 이 영역이 채워져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싱크홀 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내면세계를 다시 채워 넣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00일 33권 프로젝트 실시!
원래 책벌레라고 할 만큼 어린 시절 나의 책사랑은 아주 대단했다. 화장실에 갈 때에도, 바깥 놀이를 할 때에도 책을 들고 다녔다. 나와 동생을 위한 책장이 따로 있을 정도였다. 약 700권 이상 되었던 것 같다. 친구네 집에 놀러 가면 그 집에 있는 어린이용 책이 어디 있나 먼저 찾았다. 아직 읽어보지 못한 책들을 만나면 읽어보고 싶어 안달이 났고, 집에 돌아와도 그 책을 갖고 싶어 몸살을 했다. 그러나 공부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면서 중학교 때부터는 책을 많이 읽지 못했다. 그러다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서 마음속에 채우는 것 없이 꺼내 쓰기만 해 텅 비어버린 것이다.
함몰 웅덩이를 발견하고 보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디서든 책만 보이면 읽었다. 카페든 화장실이든 비치된 도서들을 펴보았다. 그때 만난 책이 <리딩으로 리드하라>였다. 초등교사였던 이지성이라는 사람이 작가로 유명해졌다는 것이 큰 자극이 되었다. 그의 저서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는데 가장 도움이 되었던 책은 <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였다. 주 2권으로 시작하여 100일 33권, 1년 365권에 도전하는 내용이 자극이 되었다. 그래서 알라딘 중고서점에 가서 맘에 드는 책을 장르에 상관없이 33권 사서 택배로 받았다. 그렇게 바로 100일 33권에 도전해 보았다.
아래의 사진들은 100일 33권 프로젝트를 완료하기 위해 만든 표이다. 왼쪽의 숫자는 날짜이고 오른쪽 파란색으로 쓴 숫자는 일수(1일-100일)이다.
결론부터 말해보면 100일 33권에 성공했다. 표를 자세히 보니 86일 만에 40권에 달하는 책을 읽었다고 기록되어 있었다. 쉬고 있던 시기라 시간적으로 충분히 가능했겠지만, 마음의 에너지가 바닥난 상태여서 프로젝트를 성공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그렇지만 책을 한 권, 한 권 읽어가면서 마음의 웅덩이가 서서히 채워지기 시작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100일 안에 33권의 책을 읽어낼 수 있었다.
이것의 효과는 놀라웠다. 우울감이 심하던 날에도 책만큼은 읽으려고 노력했던 것이 성공을 이루자 큰 보람을 느끼게 된 것이다. 그러자 이제는 우울증 자체를 치료하고 싶다는 생각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마구잡이로 고른 것 같은 책들을 읽으면서 선호하는 분야를 확실히 알 수 있었고, 흥미를 끄는 작가나 주제를 확장하며 독서를 펼쳐 갈 수 있었다.
나를 찾아가는 책 읽기
싱크홀이 점점 매워져 가면서 새로운 방면의 독서에 눈을 뜨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나를 알아가는 독서'이다. 나의 인생 책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를 접하게 된 것이다. 살아오면서 겪었던 이해가 안 되는 나의 모습들이 책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나라는 사람이 가진 특징이 관계적인 면이나 업무적인 면에서 어떻게 드러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를 곁에 두고 자주 읽었다. 마음이 심란할 때, 다른 사람들이 나를 이상하게 여길 때 이 책에서 큰 위안을 얻었다.
또한 <좋아하는 일만 하며 재미있게 살 순 없을까?>라는 책에서도 깊은 감명을 받았다. 저자는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로 인해, 자신이 어떤 사람이며 무슨 일을 해야 즐거울 것인지 연구하였다. 결국 돈을 많이 벌던 예전 직업을 포기하고 즐겁게 할 수 일을 찾아냈다. 조용한 것을 좋아하고 혼자만의 시간이 충분히 필요한 나는 저자와 비슷한 면이 많았다. 책을 읽고 난 후 나에게 잘 맞는 직업에 대해 숙고하게 되었다.
우울증 환자들은 대부분 무기력에 빠져 있기 때문에 어떤 일을 시도하는 것이 참 어렵다. 하나 '책 읽기'정도는 할 수 있다고 본다. 특별히 평소 읽고 싶었던 책이나 우울증에 관한 에세이, 가벼운 자기 계발 도서는 접근하기에 좋다.
특별히 100일 33권 읽기를 강력히 권하는 이유는 꽤 할 만하기 때문이다. 첫째, 마구잡이로 33권의 책을 고르는 행위 자체가 주는 신선함, 둘째, 생각 없이 고르는 것 같아도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들을 알 수 있다는 점, 셋째, 아무렇게나 고른 책들은 두께도 가지가지라 충분히 읽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렇다.
싱크홀은 채워야 한다. 많은 우울증 환자들이 약물치료나 상담에만 의존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러면 절대 우울증이 끝나지 않는다. 우울증은 몸이 쉬지 못하고 마음이 텅 비어서 생기는 증상이다. 따라서 특별히 빨리 우울증을 끝내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꼭 책 읽기를 바로 시작하시라고 부탁드리고 싶다. 독서를 통해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으므로 신속히 치유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