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우울증, 당신을 찾아온 이름

뇌와 마음의 비밀 신호

by 김효주

우울하다는 말처럼 애매한 말이 없다.


바쁜 세상 살다 보면 지치게 마련이니 슬픈 게 당연하다. 그러나 '우울하다'가 남용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그것이 누구에게는 '센티멘탈하다'는 뜻이 될 수 있으나, 또 다른 이에게는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다'는 말이 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우울증에 대해 알아보고 초기, 중기, 말기로 구분하여 제시하고자 한다. 이 글을 통해 자신 또는 사랑하는 사람이 말하는 '우울하다'의 의미나 깊이가 각기 다를 수 있음을 알고, 어떤 상태인지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먼저, 우울증의 정의를 알아보자.

우울증(depressive disorder)
우울증은 흔한 정신질환으로 성적 저하, 원활하지 못한 대인관계, 휴학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자살이라는 심각한 결과에 이를 수 있는 뇌질환이다. 정신의학에서 말하는 우울증이란 일시적으로 기분만 저하된 상태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의 내용, 사고 과정, 동기, 의욕, 관심, 행동, 수면, 신체활동 등 전반적인 정신 기능이 저하된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증상이 거의 매일, 거의 하루 종일 나타나는 경우 우울증이라 하고 이 경우에는 단순한 기분 전환이 아닌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국가건강정보포털 의학정보)


그렇다면 우울증의 원인은 무엇일까?


첫째, 세로토닌 이상으로 볼 수 있다. 뇌 내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불균형으로 인해 우울증이 발생하게 되며, 이것을 조절하여 우울증을 치료한다.

둘째, 우울증은 유전 질환은 아니다. 그러나 우울증을 가진 부모나 형제, 친척이 있는 경우 우울증에 걸리게 될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약간 높을 수 있다고 한다.

셋째, 생활 및 환경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나 가족의 죽음, 이별, 외로움, 실직, 경제적인 걱정과 같은 스트레스가 우울증을 유발하거나 영향을 줄 수 있다.

넷째, 신체적 질환이나 약물로 인한 경우가 있다. 암, 내분비계 질환, 뇌졸중 등 다양한 질환에서 우울증이 발생하며, 치료약물의 성분으로 인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 원인 물질을 제거하게 되면 우울증이 호전되기도 한다.


어떤 병이든 초기에는 알아채기 쉽지 않다. 우울증도 마찬가지이다. 간단하게 번아웃 증후군으로 표현되기도 하고, 사직서를 품고 다니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할 것이다. 때로는 사춘기와 비슷하기도 하고, 마흔의 위기로 보이기도 하니 초기 단계의 우울증은 애매하다고도 할 수 있겠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스스로가 우울증인지 모르고 지나갈 수도 있으니 다음 증상을 관찰하게 된다 하더라도 섣불리 단정 짓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다.)


우울증 초기의 증상은 다음과 같다.


<신체적 특징>

체력이 떨어진다.

스트레스 해소가 잘 되지 않고, 쉬어도 피곤하다.


<심리적 특징>

학업 및 업무성과가 낮아져 자존감이 떨어진다.

인정 욕구가 극에 달해 일을 과하게 맡는다.

행복하려고 많은 일을 해보지만 즐겁지 않다.


<이상 반응>

건강 염려로 인한 병원 탐방을 시작한다.

종류별 건강보조제로 인해 간이 걱정스럽다.

하지 않던 과거에 대한 불평, 불만이 시작된다.




1998년 말, 경제 위기로 인해 경기는 날로 악화되었고, 아버지 사업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재수 지원을 약속했던 아버지는 교대로 진학 방향을 트셨고, 가정형편상 어쩔 수 없이 법대 지망을 포기해야 했다. 대학생활은 암흑과 같았다. 자유시간이 넘쳐났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뭘 해도 즐겁지 않고, 뭘 먹어도 맛있지 않았다. 만나고 싶은 사람도, 하고 싶은 것도 없었다. 이제껏 무엇을 바라 학업에 정진했던 걸까 후회스럽다.


2005년 8월, 한 달 후면 결국 초등교사가 되고 만다. 학교로 가는 것이 너무 싫다. 선생님이 되는 것도 정말 두렵다. 왜 대학에 들어가기 전에 말하지 않았을까 후회된다. 정말 정말 교사가 되는 일을 너무도 피하고 싶다.


2007년 말, 이왕 일하는 거 열심히 하자 싶어 부지런히 일을 배웠다. '수고했다'는 그 한마디 들으려고 밤이고 낮이고 일했다. 모두 퇴근한 컴컴하고 무서운 학교에 홀로 남아 9시까지 일하고, 학교 철문을 열어 달라 수위 기사님께 부탁하며 퇴근하는 날이 많았다. 그러나 성과상여금은 1년 중 학교에서 일하는 시간에 비례하지 않고 단순히 경력 순이었다. 그 많은 날들, 홀로 보낸 시간들이 무척 씁쓸해졌다.


2012년 봄, 서서히 체력이 떨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1년 전만 하더라도 무엇을 해도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뭔가 고갈되는 느낌이 들었다. 매년 해야 할 업무의 양을 100이라고 할 때, 업무대처 능률이 작년까지 90% 이상이었다. 그런데 그 해부터는 80%로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아직 괜찮다고 생각해서인지 살던 대로 살았다. 스트레스받으면 동생과 함께 열량이 높은 음식(크림 파스타, 햄버거, 치킨, 피자 등)을 먹으며 말로 풀었다. 뭔가 더 하면 즐거울 것 같아 대학원 진학도 알아보고, 교회에서는 봉사도 더 해보려고 했다. 그렇지만 특별히 재미있는 것은 별로 없어 뭐 다른 게 없나 찾기에 바빴다. 쉬어야 한다고 엄마가 계속 말씀하셨지만, 하루 이틀 쉬어봐도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 흥미로운 일을 찾아서 자꾸만 밖에 나갈 일을 만들고 외식이 잦아지자 건강이 나빠지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2013년 초반. 50대셨던 두 선배님들은 부장을 하기 싫다고 하시고, 밑으로는 20대 중반의 후배들밖에 없던 이유로, 5년 차 30대였던 나는 학년부장이 되고 말았다. (당시, 도시 학교에서는 매우 빨리 된 편이었다) 학년부장 업무 자체도 처음인데 맡은 학급은 생애 최악이었다. 이해할 수 없고, 도와줄 수 없을 것 같은 아이들을 잔뜩 모아놓은 것 같았다. 내 존재 자체가 쓸데없다는 생각을 가끔 했다. 업무처리능력이 자꾸만 더 떨어지는 것이 느껴진다. 최선을 다해도 고작 60%밖에 나오지 않는 체력이 원망스럽다. 그 와중에 교회에서는 청년부 회장을 맡아 청년부 전체 일을 주관하다 보니 마음이 쉴 틈이 없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이러한 모습은 비일비재하게 볼 수 있다. 따라서 '업무적 스트레스'나 '현재 발생하고 있는 인간관계' 등의 복합적이지 않은 원인에 의한 우울감에 시달리고 있다면, 우울증 초기로 판단하여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다음 조언을 따라 실천해보면 분명 신속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1. 충분한 휴식을 취하십시오.

2. 가볍게 운동을 시작하십시오.

3. 사적 모임, 동호회 활동을 줄이시길 권합니다.

4. 글쓰기나 일기 쓰기 등을 추천합니다.


그러나 이미 위의 상태가 지나갔고 더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면 다음 글(얼마나 우울하신가요? (2))을 꼭 읽어보길 바란다. 그리고 너무 낙심하지 말 것을 부탁드린다. 필자의 경우에도, 단순한 번아웃이 아니라 인생 전반에 대한 치유가 필요했던 상황이므로 초기 단계에서 끝이 나지 않았다. 그러나 살아만 있을 수 있다면, 어둠의 터널을 잘 통과한 사람은 그 전에 비해 더욱 건강하고 복된 삶을 살 수 있다고 자부한다. 이왕 우울증이 초기에서 중기로 넘어갔다면 오히려 즐기라고 진지하게 추천하고 싶다. 중기에 들어섰다면 초기 이전으로 돌리는 것보다 우울증을 끝내는 편이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안녕하세요^^ 나오미입니다~!


제 인생에 오랜 방황기 중 5년 간 겪었던 우울증을 통해 배운 것들을 함께 나누고 싶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는 상담전문가도, 정신의학과 박사도 아닙니다. 단지 우울증 선배쯤으로 소개하고 싶어요. 혹시 이 글에 나오는 내용들 중 잘못된 정보가 있거나 개선되어야 할 내용을 발견하시게 되었을 때 꼭 알려주십사 부탁드립니다. 저와 많은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Pixabay로부터 입수된 Free-Photos님의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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