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나오미의 기쁨 도서관 사서 나오미입니다. 감정과 감각의 시대입니다. 누구나 저마다의 느낌을 표현하고 나누길 원하죠. 한 가지의 사건에 대해서도 각자 받아들이는 것이 다른 것은 정말 신기한 일입니다.
예전의 저에게는 사람들이 모여 어떤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공감을 하지 못할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되게 슬픈 이야기를 듣고 나서 대부분 '너무 마음이 아프다'라며 우울해하는데 저는 '어떻게 그런 일이 생길 수가 있어!'하면서 혼자 화를 냈답니다. 친구나 가족들은 제게 화가 많다면서 분노가 좋지 않으니 참으라고만 이야기했죠.
하지만 분이란 게 일어난 이상 쉽게 가라 앉지 않는 것이고, 제 입장에서는 왜 다른 사람들은 나처럼 화가 나지는 않는 것일까가 궁금해졌어요. 그렇게 제 감정에 대해 들여다보기 시작했습니다. 관찰해보니 마음이 좀 이상한 상태더라고요. 마치 당장 터져버릴 것 같은 빨간색 풍선 같았는데요. 그 안에는 '세모, 네모, 동그라미 등' 뭔가 이름 모를 감정들도 바닥에 조그맣게 들어있었지요. 근데 풍선 안을 가득 채운 공기가 대부분 억울함과 분노여서 누가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오로지 '화'밖에 느낄 수가 없는 그런 형국이더라고요.
스스로의 감정에 대해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누구나 슬프다면 나에게도 슬픔이 느껴지는 것이 자연스러운데 왜 그렇지 않지? 내가 느낀 분노는 적당한 것인가? 내 마음이 뭔가 잘못된 것은 아닐까? 이러한 고찰은 서서히 저를 내면으로 이끌어갔고 평온한 사람들의 마음과 저의 그것이 많이 다르다는 걸 알게 해주었습니다. 대체 그 원인이 무엇인지 계속 궁금했고요.
그 때 만난 책을 오늘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바로 김용태 교수님의 <가짜 감정>입니다. 대학 시절 수학을 전공하던 저자는 '마음'이라는 것에 눈을 뜨게 됩니다. 그후 상담쪽으로 전공을 바꾸게 될 정도로 '심리 분야'에 파고들게 되는데요. 보이지 않는 '마음'이란 것이 너무나 신기하기에 이해하고 싶어진 것이죠.
이 책에서는 진짜 감정과 가짜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합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느낀 감정을 받아들일 수 없을 때 자꾸만 억압하거나 무시하게 된다고 해요. 어릴 적부터 '있는 그대로'의 사랑을 받길 원했던 저는 '수고하고 노력해야 사랑받을 수 있을 것' 같아 억울함을 많이 느꼈어요. 하지만 부모님은 자신들이 잘하고 있고 어리석은 딸들이 틀린 것처럼 말씀하셨기에 그럴 때마다 억지로 '부모님이 맞고 내가 틀렸겠지.'하며 감정을 억눌렀답니다. 이렇게 마음에 떠오른 감정을 솔직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면 결국 나중에는 진짜 감정을 느끼는 일을 어려워하게 되는 것이죠.
문제는 그 이후에 발생합니다. '감정'은 있는 그대로 느껴주고 인정해주어야만 우리 곁에서 스스르 잠든다는 특징이 있다고 해요. 방금 실수를 해서 '수치심'을 느낀 사람 A가 있어요. 그러나 늘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사람처럼 행동해오던 그는 방금 느낀 감정을 '수치심'이 아니라고 믿고 싶어 집니다. 자신이 그런 걸 느낄 리가 없다고 말이죠. '수치심'은 A로부터 거부를 당하였고 그 순간부터 A의 마음에 머무르게 되는 거예요. A가 '그 때 느꼈던 것이 수치심이 맞구나.'할 때까지 말이예요.
제 마음 속에 있던 터질 것처럼 빵빵하게 부풀어오른 빨간 풍선이 '화, 억울함, 분노 등'의 감정으로 가득차 있었음을 책을 읽으면서 알 수 있게 되었지요. 그동안 알아주지 않았던 감정들은 하나도 사라지지 않고 그대로 쌓여 우울증이 와서 터질 지경까지 몰렸더라고요.
이렇게 '가짜 감정'으로 살게 되면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데요. 가장 문제가 되는 건 사랑하는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없다는 것이라고 합니다. 쌓여있던 진짜 감정들은 언제나 자신을 인정해주길 바라기에 어떤 사건만 생기면 공감하기보다 '눌려 있던 느낌'들이 훅 일어나 부정적인 반응을 하게 합니다. 그런 일이 반복되면서 자신을 더욱 미워하게 되고 불화를 피하기 위해 사람들을 피하다보면 극한 외로움을 느끼게 되는 것이죠.
그렇다면 해법은 무엇일까요? 맞습니다. '감정'은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면 자리를 떠납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요. 저자는 내면에 일어난 일을 솔직하고 차분하게 대면해주고 인정해주라고 조언합니다. 그 어떤 이에게 일어난 어떤 감정도 부끄러울 것이 없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니까 말이죠.
불쑥불쑥 올라오는 분노로 인해 오랜 세월 힘들었던 저도 책을 읽으며 바로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일어났던 일에 대해 떠올리며 하나씩 이름을 불러주었습니다.
'아빠가 놀러온 친구들을 그냥 집에 가라고 해서 곤란했구나.'
'늘 엄마만 맞다고 하고 내가 틀린 것처럼 말씀하셔서 억울했구나.'
'부모님이 이야기를 다 들어보지도 않고 안 된다고 하셔서 속상했구나.'
'고등학교 때 선생님이 '그 성적으로는 원하는 대학 못간다'는 말씀을 하셔서 충격을 받았구나.'
'6학년 때 남자애가 너한테 덩치가 크다고 해서 부끄러웠고 당황스러웠구나.'
어떻게 되었을까요? 정말 감정을 하나씩 읽어주는 건 효과가 있었을까요?
그럼요! 빨간 풍선에 들어 있던 부정적인 감정들은 하나씩 사라졌고, 결국 풍선의 색깔도 투명하게 바뀌었습니다. 그러자 그동안 잘 느껴지지 않았던 간질간질한 감정들의 이름도 부를 수 있게 되었답니다.
'햇살이 좋아서 너무 상쾌해!'
'훌륭한 피아노 연주곡를 들으니 마음이 나른해지고 평온해져.'
'따뜻한 물에 샤워할 때 몸이 말랑말랑해져서 마음이 들뜨는 것 같아.'
'오늘 택배가 도착한다고? 며칠 기다리던 거라 쪼금 설레네?'
감정은 마치 '자기 이름을 불러주길 바라는 꼬마 소녀' 같았어요. 제발 자기도 좀 알아달라고 줄을 길~~게 서 있는 어린 아이들이 풍선 안에 잔뜩 살았던 거죠. 이렇게 써 놓고 보니 그 녀석들이 사라져버려 약간 서운하기도 한데요. 하하하 그 때 그 때 살아가면서 또 만날 수 있는 친구들이라 다행이다 싶어요.
혹시 타인들과 다른 감정을 느끼고 그로 인해 발생한 위화감을 느끼고 계신 분들 있나요? 그래서 계속 거리두기를 하며 외로움을 겪고 계시거나요. 저처럼 오랜 기간 감정을 억압하거나 무시해오셨던 과거를 가지신 분들이라면 충분히 그러실 수 있어요! 아무리 노력해도 행복해지지 못했다면 <가짜 감정>이 큰 도움이 될 거라 믿습니다!
지금까지 나오미의 기쁨 도서관 사서 나오미였습니다. 좋은 책과 함께 평안한 시간 보내세요.
나오미의 목소리로 들어보세요! 나오미의 오디오클립 북큐레이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