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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소,가 경쟁력

LA갈비도 훌륭한 선택지다.

by 타짜의 클리닉

7장. 삼겹살보단 미국 소고기


역시 이유는 단순하다. 삼겹살은 경쟁이 어마무시 치열해서다. 그래서다. 고기는 피할 수 없지만, 삼겹살로 승부는 실패할 확률이 크다. 앞선 선배들이 가만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세상은 새로 생기면 거의가 고기집 그것도 삼겹살집들이다. 무슨 배짱인지 걱정이다.


삼겹살은 6장에서도 설명했지만 kg에 2만원을 넘는다. 단순히 고기만의 원가가 판매가격에 30%를 위협한다. 그래서 나는 삼겹살은 양에 인심을 담으라는 소리를 하지 않는다. 태생적으로 원가가 높은 음식이라서다. 따라서 그걸 하라는 말도 일절 내뱉지 않는다.


고기집을 꼭 하고 싶다면 수입소를 팔면 된다. 호주소도 좋지만, 미국소가 낫다. 호주소는 방목이 많아서 질기다. 사료로 키운 미국소를 더 맛있다고 하는 이유다. 소지만 돼지 가격에 팔 수 있다. 한우와 삼겹살의 중간이란 소리다. 가격은 삼겹살, 부위는 소고기인 수입 고기집을 왜 방치하는지 모르겠다. 역시나 수입소고기집은 블로우션이다. 대한민국에서 소는 한우라는 공식 탓이다. 그러나 나 역시도 한우는 1년에 한두번 외식이다. 정 먹어야 한다면 마트에서 사서 집에서 먹는다. 그만큼 한우는 비싸다.


KakaoTalk_20250226_065729180_07.jpg 컨설팅 25년만에 처음으로 만든 LA갈비집



제주 연동에 가면 차돌집이라는 간판이 있다. 수입소를 파는 식당이다. 차돌박이와 제비추리를 판다. 1인분에 14,000원이니 삼겹살보다 싸다. 근방의 흑돼지에 비하면 아주 싸다. 그래서인지 오픈런을 해야 하고, 뒷손님과 등을 대고 바글거리는 복잡함에서 먹어야 한다. 이 집을 보면 왜 수입소고기를 팔아야 하는지 설명이 필요없다.


눈치 빠른 창업자들 중에서도 젊은 주인들이 수입소에 뛰어들고 있다. 그 파란 시장을 감지한 탓이다. 그래서 과감히 시장을 선점중이다. 나이 들어 공부가 귀찮은 5060들이 뒤늦게, 시대의 유행이랍시고 냉삼이나 레트로 분위기를 컨셉으로 한 프랜차이즈 가맹점으로 상투를 잡을 뿐이다. 그런데 이미 그 시장도 빨갛긴 마찬가지다. 그래서 가격으로나 싸워야 한다. 미칠 노릇을 자청한 셈이다.


차돌집은 14,000원에 팔지만, 내가 생각하는 미국 소의 1인분은 18,000원 이상이다. 심지어 2만원도 괜찮다. 그래야 고급 반찬을 줄 수 있다. 한우는 아니지만 소니까, 소에 걸맞는 반찬을 내줘야 한다는 소리다. 따라서 2만원이라고 삼겹살에 밀리지 않는다. 삼겹살 반찬이야 거기서 거기니 말이다. 돼지와 소는 애초에 급이 다르다. 겨우 5천원이 비싸다고 외면받지 않으니 걱정말라는 뜻이다. 테이블 5개인 작은 식당이라서 주인의 친밀도가 저절로 보태진다. 주인이 구워줄 수는 없어도 주인이 말 한마디를 얹을 수는 있다. 주인이 먹으려고 사둔 삼겹살 한덩이를 그냥 줄 수도 있다.


수입 소, 미국 소를 팔 때 여러 가지 부위를 파는 건 애비다. 많아야 세가지다. 그 이상은 피해야 한다. 어차피 사람들이 찾는 부위는 정해져 있다. 가장 선호도가 높은 것이 등심이다. 가장 취급하기 좋은 부위는 갈비살이다. 차돌은 금세 굽고, 금세 먹을 수 있기에 손님과 주인 모두 호감이다. 특수부위에 속하는 제비추리도 괜찮고, 낙엽살이라고도 부르는 부채살도 괜찮다. 하여간 중요한 건, 3가지 미만의 부위만 팔 것이라고 귀뜸한다. 취급하는 부위가 많을수록 매력도가 떨어진다. 미국 등심 하나만 파는 집, 미국산 낙엽살로는 최고봉 소리를 들어야 한다. 추가를 위해 세컨 부위를 한둘 정도만 두면 최상이다.



KakaoTalk_20250102_185106958_16.jpg 경쟁이 치열하면 가장 쉬운게 실탄 싸움이다. 돈 있는 놈이 이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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