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경령
간절히 바라던 곳이 마침내 내 곳이 되던 때,
그곳에 맘껏 기대고 뛰놀 수 있음에 감사하던 맘을 기억해.
찰나의 오해는 그 맘을 뜨게 하기에 충분했지만.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흘러 혼났네.
눈물이 안 날 땐 비가 내리더라. 그럼 비랑 같이 가슴으로 울었지.
그냥 잘하고 싶었어. 뭐라도 될까 싶어서.
결말도 모르고 아등바등 버티고 있었단 말야.
불안정한 날 흔드는 이유가 뭐야?
이제 마주할 때마다 한없이 차가워지는 그곳.
다시 뜨거워질 수 있을까, 나.
견디는 것이 맞을까, 혹 훌쩍 떠나버리면 도피일까.
나는 늘 언젠가 이곳을 떠날 줄 다 알고
그곳이, 저곳이 내 곳일까 하며 떠도는 숙명인가.
나의 장소란 없다. 있던 적이 없었어.
그저 갖고 싶었을 뿐.
시간만큼이나 흐르는 나의 장소.
시간만큼이나 멈춰줬음 좋겠는데.
나의 눈물도 그만 멈출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