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 같은 것. 우산 같은 것이란 무엇일까?
나는 한 우산을 오래 쓰는 편은 아닌 것 같다. 잘 잃어 버리고 좀 험하게 쓰는 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음에 드는 우산을 만나더라도 그리 마음을 쉽게 줄 수가 없다. '또 오래지 않아 못쓰게 되겠지 ' 생각하기 때문이다. 곧 이별을 예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좋아 보이는 우산은 일부러 잘 안 쓴다.
주위에도 그런 사람이 있다.
지내다 보면 괜찮은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성격도 좋고 밝고 재미있고 겸손하고. 말 그대로 호감 가는 인물이다. 직장동료, 거래처 직원, 대학원 동기들 중에 종종 섞여있다.
그런데 쉽게 마음을 다해 다가가지는 못한다. 왠지 오랫동안 만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일로 만난 사람이라는 생각 때문에 그럴까? 사회에서 만난 사이일수록 나이를 먹어 만난 사이일수록 깊은 관계 형성이 어렵다. 업무적으로는 쉽게 다가간다. 그런데 그냥 거기까지이다.
'이러다 또 자주 보지 못하는 관계가 되겠지' 한다. 그리고 아쉽지만 또 실제 그렇게 된다.
하지만 달리 해보자. 마음에 드는 우산을 만났다면 최대한 신경을 써보자. 잃어버리지 않도록 잘 챙겨보자. 쉽게 망가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 써보자.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났다면 좀 더 다가가 보자. 밥도 먹고 술도 한 잔 하며 이 힘든 사회를 굳세게 살아가고 있음을 서로 격려하고 격려받자. 혹시 아는가? 그 사람이 당신 인생 최고의 친구가 될지.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좀 마음에 들지 않은 사람이 있는가? 직장에서 학교에서 동호회에서 얼마든지 만날 수 있다. 그럴 땐 그냥 마음에 들지 않는 우산 같다고 생각하자. 비 올 때 그저 비만 막아주면 된다. 이뻐서 오랫동안 갖고 싶은 생각도 없다. 그러다 어느 날 내 곁에서 조용히 사라진다. 더 이상 볼 수도 없다.
말도 잘 안 통하고 무례해 보이는 사람이 있으면 곧 떠나갈 사람이라고 생각하길 바란다. 곧 보지 않게 될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