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발과 같지 않은 왼발

내 발은 짝짝이이다.


왼쪽 가운데 발가락 두 개가 오른쪽 발가락보다 어림잡아 1.8cm 더 크다. 이 정도면 꽤 큰 차이다. 딱 봐도 유별나게 크게 느껴진다.


어릴 때는 무척 창피했다. 그래서 되도록 맨발의 모습을 남들 앞에 보여주지 않으려 했다.

못생긴 발을 남들이 보는 것이 싫었다.


신발을 살 땐 항상 왼발에 맞춰야 했다. 그래서 오른발은 신발안에서 항상 어느 정도 여유가 있었다. 그래도 그다지 큰 불편함은 느끼지 않았다.


수영장을 가거나 목욕탕을 가거나 실내에 들어갈 때가 곤욕이었다. 신발을 신지 않기 때문에 못생긴 왼발을 가려야 했기 때문이다. 부득이 맨발로 앉아야 할 때는 양반다리로 앉곤 했다. 못생긴 왼발을 오른쪽 무릎 안쪽으로 넣어 숨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릴 때 샌들이나 슬리퍼를 신고 다니는 친구들이 너무나 부러웠다. 나도 신고 싶었다. 그런데 자주 신을 수는 없었다. 역시 못생긴 내 발가락을 감추고 싶어서였다.


30대 후반의 나이를 먹은 지금. 지금은 그래도 그나마 조금 낫다. 나도 성장하고 내 마음도 성장하며 사람들의 시선을 덜 신경 쓰게 되었다. 지금은 슬리퍼도 신는다. 슬리퍼를 신은채 가끔씩 버스도 탄다.


그래도 가끔씩은 여전히 창피한 마음이다.

나의 아들 딸은 아직 어리다. 나중에 커서 아빠 발을 이상하게 생각할까 은근히 걱정되기도 한다. 내 딸, 내 아들은 내 발가락을 닮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도 난 내 발을 사랑한다. 아니 사랑하려고 노력한다.

그래도 양쪽이 모두 못난이 발인 것보다는 낫지 않나?

그래도 발가락이 아예 없는 것보다는 낫지 않나?

그래도 두 손은 크고 멋지게 생기지 않았나?

그래도 키는 멋지게 크지 않았나?

못생겨도 내 발가락이다.

못생겨도 사랑한다.

너는 나이니까.
너는 내발이니까.

내 왼발은 오른발과 같지 않은것이 아니다.
내 왼발은 그냥 왼발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03 직장인 오픽영어_영어를 위한 특별한 시간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