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갑자기 비가 쏟아지네요. 우산도 없습니다. 아직 갈길이 먼데 말이죠. 어쩔 수 없이 당신은 근처 편의점에 들어갑니다. 가장 저렴해 보이는 비닐우산을 하나 짚어 듭니다. 그리고 다시 가던 길을 갑니다.
'아 오늘 우산 갖고 올까 말까하다가 그냥 안 가져왔는데. 진짜 짜증 난다'
당신은 왜 이리 항상 재수가 없을까 생각합니다. 왜 내가 하는 선택은 항상 아쉬움만 남길까 생각합니다. 진짜 운이 좋은 경우보다 운이 안 좋은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근데 혹시 아세요?
세상은 당신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지요. 그것도 아주 철저하게 말예요.
혹시 버스 정류장에 가자마자 타고자 했던 버스가 바로 왔던 적은 없었나요? 타자마자 당신이 서있던 자리에서 사람이 일어나 바로 앉았던 적은 없었나요? 카페에 있는 동안에는 비가 쏟아졌는데 나갈 때쯤 비가 그친 적은 없었나요? 평소 싫어하던 직장 동료와 같은 팀에서 근무를 하게 되었는데 마침 당신이 파견 근무를 가게 되어 '다행이다'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나요? 이 모든 것들이 사실은 세상이 당신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세요. 당신은 운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당신에게 찾아온 행운들을 잘 알아보지 못하는 것뿐입니다.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것뿐이예요.
이 세상 모든 것들은 당신을 위해 움직입니다.
당신에게 새로운 하루를 주기 위해 해가 뜹니다. 당신의 배고픔을 달래주기 위해 음식이 만들어집니다. 당신의 지식에 대한 욕구를 채워주고자 책이 쓰여집니다. 당신의 달달한 입맛을 위해 캐러멜 마끼아또가 개발되었습니다. 당신이 하루를 편안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달이 뜹니다. 이 정도면 철저하게 당신을 위한 세상이죠. 이보다 더 '당신 중심적'일 수 있나요?
당신이 너무나 부럽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당신 덕택에 저도 해를 보고 밥을 먹고 책을 보며 마키아토를 즐기고 달콤한 밤잠을 이룰 수 있으니까요.
세상은 이렇게 당신을 위해 많은 것들을 하고 있는데. 당신은 아직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나 봐요. 괜찮아요. 그럴 수 있지요. 이번 기회에 알면 됐죠. 그런데 또 까먹을 수 있어요.
그럼 어떻하냐고요?
괜찮아요. 그럴 땐 다시 이 글을 읽고 떠올리면 돼요.
저 역시 이 글을 읽고 당신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