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자들이 겁도 없이 세계 선수권 대회 출전을 한다. 곧 있으면 경기가 시작된다. 그중 한 명이 긴장하여 말한다.
남자 1 : "불안하지 않아?"
남자 2 : "불안하지. 근데 떨리진 않아"
'엥? 이게 뭔 소리지?' 순간 생각했다.
'그게 가능할까? 불안한데 떨지 않을 수 있을까?'
하긴 그럴 수 있다. 기쁘다고 반드시 웃을 필요 없고 화난다고 반드시 소리를 지를 필요 없다. 창피하다고 반드시 숨을 필요 없는 것처럼 불안하다고 반드시 떨 필요도 없다. 그렇다. 감정과 행동은 별개다.
기다리던 연락이 있었다. 연락이 닿을 법 한데 닿지 않았다. 전화를 해도 카톡을 해도 답이 없었다.
'뭐지? 내가 이 사람에게 뭐 잘 못한 게 있나?'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런 것은 없었다. 그런데 연락이 안 되니 불안하고 답답했다. 불안한 감정이 지속되니 신경이 쓰였다. 내가 보낸 카톡을 그가 보는지 틈만 나면 확인했다. 내가 보낸 메일을 그가 열어보았는지 수시로 확인했다. 처음 내가 택한 방법은 불안한 감정을 인정하지 않는 거였다.
'내가 불안해할 필요는 없는 거잖아. 내가 잘못한 게 없다면 그쪽에서 답이 오겠지. 나는 불안하지 않다. 신경 쓰지 말자'
불안함을 느꼈지만 부정했다. 감정을 부정함으로써 신경 쓰는 행위를 멈추려 했다. 근데 그게 쉽지 않았다. '불안하지 않다' 생각하면 할수록 더 불안하고 더 자주 카톡을 들여다봤다.
결국 내 감정을 인정해야 할 것 같았다.
'그래 나는 그와 연락이 되길 바란다. 근데 연락이 안 되고 있다. 그러니 내가 불안함을 느끼는 건 당연하지. 인정할 건 인정하자. 그런데 말이다. 불안한 건 불안한 거고, 내가 신경 쓴다고 안 올 연락이 올까?'
이렇게 생각했다.
이렇게 생각하니 신경을 좀 덜 쓸 수 있었다. 카톡과 메일을 확인하는 횟수를 줄일 수 있었다. 내 감정을 인정하니 신경 쓰는 행동도 줄일 수 있었다.
어떤 감정이라도 편안하게 수용할 자세가 되어 있을 때 비로소 새로운 감정을 선택할 수 있다. 그러려면 자신이 느낀 감정을 억압하지 않아야 한다...(중략)... 감정은 억누른다고 해소되지 않는다. 단지 감춰질 뿐이다.
- 아들러의 감정수업 중 -
아들러 학파 심리학자 게리 D 맥케이와 돈 딩크마이어 역시 감정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말한다. 감정은 감출 수 없다. 내가 느끼는 감정을 내가 인정해야 한다. 내가 느끼는 감정을 인정해야 내 행동도 조절할 수 있다. 수영장으로 간 한 남자 주인공이 불안했지만 떨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이렇게 생각했기 때문 아닐까?
'불안하다. 하지만 우린 그 누구보다 최선을 다했다. 틀림없이 잘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금메달을 차지했다.
영화 < 수영장으로 간 남자들(Sink or Swim) >
화가 나는 상황에서 이렇게 생각할 때가 있다.
'이건 화낼 일이 아니야.'
하지만 대신 이렇게 생각하는 게 어떨까.
'화가 난다. 화가 나는 건 맞다. 하지만 참아보자.'
올라오는 질투심을 애써 부정할 때가 있다.
'내가 왜 그러지. 이건 질투할 만한 상황이 아닌데 내가 그렇게 속이 좁은 놈이었나?'
대신 이렇게 생각해보자.
'솔직히 샘이 난다. 샘이 나는 게 맞다. 근데 그는 그럴만한 자격이 있다. 축하해줄 만한 일이다. 축하하자. 다음번에는 내가 축하를 받도록 좀 더 잘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