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나지 않아
어젯밤 꿈조차
지우려고 했던 게
아닌데*
(*미안해 널 미워해 - 자우림)
어젯밤엔 그랬다. 쓸 말이 끝없이 일어났다, 일렁이고 넘쳐 밤새 잠을 설쳤다. 쓰기만 하면 게임 끝이었다. 뭐부터 쓸까, 얕은 잠결에도 입꼬리가 올라갔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아침이다. 거짓말처럼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남은 건 약간의 두통과 답답함, 생각났을 때 바로 몸을 일으키지 못한 자책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는 이유는, 쓰다 보면 생각이 날지도 모른다는 기대와 이 또한 글의 재료가 된다는 확신 때문이다. 끝내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하지만 쓰고 있다. 중요한 것은, '어쨌든 쓰고 있다'는 점이다.
(아깝긴 하다. 진짜 근사했는데, 짜릿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