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불안하다.
나이가 들수록.
이유는 모른다.
이러면 어떡하지 저러면 어떡하지 이러지 않으면 어떡하지 저러지 않는다면 그렇게라도 해야 할 텐데 그마저도 잘 안 되면 그땐 정말 어떡하지......
생각이 끊이지 않는다.
불안이 끝이 없다.
ㅡ일어나지도 않은 일 걱정 말고 마음 편하게 가져.
언젠가 내가 아내에게 했던 말이다.
ㅡ오빠는 그게 돼서 참 좋겠다. 내 맘이 내 맘인데 내 맘 같지 않아 나는, 마음이 통 편하질 않네.
아내는 그렇게 말했었다.
지금 내 맘이 꼭 그 맘이다.
엊그제 상사에게 오래 싫은 소리를 들었다.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서였다. 그러니까
잘못한 것은 없는데 잘못될 가능성으로 야단을 맞은 것이다.
처음에는 고요히 속이 끓어올랐다.
듣다 보니 왠지 이해가 되었다.
그도 불안하겠지. 나보다 열살이나 많으니.
그래도 서운한 표정을 감추지는 못했다.
신경이 쓰였는지 나중에 그가
너무 서운해 말라고 했다.
개의치 마시라 대답했다.
***
오늘 또 그런다, 이 사람.
이렇게까지 개의치 않을 줄이야.
괜한 말을 한 것 같아
또 불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