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망대해, 발 디딜 땅이 보이지 않고 눈에 보이는 건 그저 드넓은 바다인 곳. 나는 종종 그곳에서 나룻배 위 홀로 떠 있는 기분을 종종 느낀다. 더 가끔은 배도 없이 나무판자를 품에 끼고 간신히 고개만 내놓고 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판자 없이 물 위에 둥둥 떠 있는 느낌이기도 하다.
드넓은 바다에서 다들 뭐가 그리 바쁜지 건지 열심히, 정말 열심히 자신들의 배를 이끌고 나아간다. 누군가는 모터가 달린 큰 낚싯배를, 누군가는 크루져같이 엄청 큰 배를, 누군가는 돛단배를, 또 누군가는 카약을, 각자 다 다른 자신만의 배를 타고 앞으로, 저 앞으로 나아간다.
나는 그저 열심히 나아가는 사람들을 나룻배에 앉아서 바라만 본다. 그들의 뒤통수를, 얼굴을, 옆모습을 바라만 본다. 지나쳐가는 그들을 바라본 본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바라만 본다.
언젠가는 나도 이 자리에서 벗어날 수 있겠지 하지만 벗어나지 않더라도 큰 문제가 생기는 건 또 아니니까 괜찮지 않을까 하며, 나는 또 그렇게 하늘을 보거나 열심히 자신들만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수많은 배의 선장들을 바라본다.
가끔, 아주 가끔. 홀로 남았다는 기분이 들 때 당신은 어떤 풍경을 떠올리나요? 저는 늘 바다입니다. 그것도 바다 한가운데. 섬조차도 보이지 않는, 보이는 것은 온통 파란 그런 바다 한가운데입니다. 저의 바다는 예쁜 풍경을 보여주기도 하고 물아래로 저를 밀어 넣어 숨쉬기 버겁게도 만들기도 하고 저를 홀로 남게도 했다가 가끔은 고래를 만나게도 해줍니다. 여간 자기 멋대로인 게 아닙니다.
저는 게으르기만 한 사람이라 열심히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대단하다고 생각하면서 스멀스멀 저에 대한 실망감이 뒤따라 옵니다. 나는 왜 저렇게 하지 못할까를 늘 채찍질하기만 했습니다. 그렇다고 뭘 하는 건 아니지만요. 앞서 '이야기'에서 얘기했듯이 저는 이제 저를 그만 미워하기로 다짐해서 그냥 이런 저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매 순간을 최선을 다하는 그대들을 보며 다들 각자만의 배를 가지고 열심히 나아가는, 선장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저의 배는 멈춰있겠지만 그대의 배는 순풍과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원하는 곳까지 멀리멀리 가기를, 그대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