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과 같이 생각하며,
드라마 <은수 좋은 날>은 처음부터 본방을 챙겨보지는 않았다. 마약 관련 어두운 드라마 같기도 해서 선뜻 보고 싶지 않았는데 우연히 재방을 보다가 계속 보게 되어 쿠팡플레이랑 같이 챙겨봤던 드라마이다. 이 드라마는 KBS 토일 밤에 방영한 드라마로 송현욱 연출, 전영신 극본, 이영애 , 김영광, 박용우 등이 출연했다.
제목이 아무래도 <은수 좋은 날>이니까 우리나라 근대 단편 소설 인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이 생각나지 않을 수 없었다.
주인공인 은수(이영애 cast)의 이름을 따서 제목이 지어졌기도 하지만 은수의 운수 좋은 날이라는 부분도 연관 지어 생각하게 된다.
은수는 남편의 투자로 집이 넘어가게 되고 남편은 아프고 전업주부였던 그녀에게 일생일대 위기가 찾아온다. 이런 상황에서 우연히 마약가방을 얻게 되고 그동안 정말 착실하게 살아온 은수는 살기 위해 이경(김영광 cast)과 동업을 하게 된다. 마약을 유통하기 위한 일들을 하게 되는데..
이 드라마에서 생각해 볼 만한 점들은, 이런 일들이 과연 먼 이야기일까?라는 것이다. 여기서 주인공인 은수를 평범한 전업주부, 그리고 욕심도 없는 선한 인물로 설정했던 것은 그리 우리의 생활과 먼 이야기, 남들의 이야기가 아닐지 모르는 경각심이지 않을까 싶다.
이 일에 손댄 은수는 장태구(박용우 cast) 형사도 알게 된다. 알고 보면 더 악질 중의 악질형사였고 마약 유통 관계에도 깊숙이 연관되어 있는 경찰이었다.
이경(김영광 cast) 은 고등학교 때 살인 누명을 쓰고 집에서 외면을 받았고, 다시 집으로 들어가기 위해 휘림에게 복수하기 위해 애를 쓴다. 그 과정 속에서 마약 거래등을 통해 돈을 모으고, 장태구는 이혼하고 아이를 본인이 키우기 위해 검은돈을 모으고 있었다.
모두들 갖가지 이유들이 있었다. 가정을 지키기 위해, 가정에 들어가기 위해, 아이를 찾기 위해..
소설 <운수 좋은 날>에도 평소와 달리 돈을 많이 번 날이었다. 운수가 좋았던 날이었지만 설렁탕을 사서 아내에게 주려고 했건만 아내는 죽어있었다.
이처럼 <은수 좋은 날>에 이들은 제각기 목적을 위해 넘은 ‘선‘은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았다.
이제 일본으로 가면 될 상황 속에서 은수는 남편을 잃고, 딸의 외면을 받고 교도소에 들어가게 된다. 자신이 가정을 위해 마약 유통 일을 했는데, 딸은 알바로 그 뒤의 마약젤리 배달을(모른 채) 하고 있었다. 가정을 지키고자 이 일을 했던 은수는 가정이 깨졌다.
이경은 살인누명을 벗고 복수하면 가정에 들어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다시 아들로서 인정받을 거라 생각했지만 오히려 이미 이전에 아빠는 이경이 누명을 쓰는 조건으로 합의해 회사의 이익으로 사용했었다.
태구는 아들과 함께 살 집을 마련하기 위해 검은 관계를 지속하고 넘지 말아야 할 선을 계속 넘었다. 결국 그는 주검이 되었다.
드라마는 은수와 이경의 이후를 열린 결말로 보여준다. 나는 둘 다 살았을 거라 생각한다. 마약을 발견해서 다시 한번 유혹이 스쳤겠지만 변기에 물 내려가는 소리로 나온 것으로 봐서 은수는 유혹을 뿌리쳤을 거라 생각하고 이경은 옥상에 올라가서 힘든 감정이 보였다. 하지만 태구는 죽고, 이경과 은수는 그들 사이에 ’ 연대’, ‘연민’이있었기 때문에 (그들이 그래도 자신들의 죄를 뉘우치고 벌을 받았고 세상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그래도 살아갈 이유가 있다고 보았다.
<은수 좋은 날> 드라마는 솔직히 잔인하고 무섭고, 폭력적이기도 하다. 아이들이 볼 만하진 않지만 어른들이 보기에 괜찮고 세 배우들의 연기가 좋았고, 이영애 배우의 흑화 되는 부분의 연기도 예전의 <친절한 금자 씨>의 그런 느낌도 떠오르기도 했다.
지키고자 했던 그들의 무언가 들은 선을 넘는 순간 지킬 수 없는 그것들이 되었다. 어쩌면 선을 넘기 전에 이미 조각나있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말이다.
흡입력 있던 드라마였고 여운이 있었다.
*이미지 출처 : kbs <은수 좋은 날>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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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지극히 개인적이며 제 블로그에도 업로드에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