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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행젼 Dec 24. 2020

영화, ‘어바웃 타임(About Time)’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꼭 보고 싶어 지는 영화

겨울이 오고, 크리스마스가 시즌이 다가오면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이런 마음을 충족시키기 위한 영화를 찾게 된다.

나는 영화를 두 번 이상 잘 보지 않는다. 좋았던 영화는 다시 보면서 그때 좋았던 감정이 없어질까 하는 마음에 굳이 보지 않았다.

그런데, 그런 내가 세 번이나 본 영화가 있다.

바로  ‘어바웃 타임(About Time)’!     



로맨스 영화에서 유명한 리처드 커티스 감독과 도널 글리슨, 레이첼 맥아담스, 빌 나이 등 출연한 이 영화를 내가 처음 봤을 땐 미혼이었고, 두 번째 봤을 땐 첫째를 낳고 나서, 세 번째로 보았을 땐 둘째를 낳고 나서 최근이었다.

마침 넷플릭스에서 방영을 해주길래 남편과 같이 보았다.     

신기하게도 이 영화를 볼 때마다 다른 느낌을 받는 건 나만 일까?     



처음에 봤을 땐 팀과 메리의 사랑이야기 관점을 두고 보게 되었으며,

두 번째 보았을 땐 팀의 아빠(빌 나이)와, 팀의 시간여행 측면에서 보게 되었고..

세 번째를 보았을 땐 이 영화의 엔딩과 영화 제목의 연관성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단지 크리스마스 로맨스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변한 건지.. 영화가 원래 깊이를 담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매 번 봐도.. 마음을 좋게 만든다.

커플 영화이기도 하면서 가족영화이기도 한..

가족영화이기도 하면서 개인적인 영화이기도 한..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 같다.     



‘어바웃 타임(About Time)’ 은 연애를 제대로 해 보지 못한 팀은 아버지를 통해서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가문의 비밀을 엿듣게 된다. 그러면서 그는 ‘연애’를 하고 싶다고 했고, 시간여행의 힘을 아주 조금 빌려 사랑하는 메리와 결혼을 하게 되었다. 

이런 시간여행도 규칙이 있었는데, 아이를 낳기 전으로 가면 아이가 다른 아이로 바뀔 수 있다. 팀은 밝고 밝았던 여동생 킷캣이 남자 친구를 잘 못 만나 인생이 황폐해지는 것을 옆에서 두고 보기가 어려워 동생과 시간여행을 하였다. 

그런데 그러고 집에 돌아왔는데 첫째 아이가 다른 아이로 바뀌어있었고 그럴 순 없어서 동생의 과거를 바꿔주는 대신 동생 옆에서 지켜주면서 동생이 자신의 마음을 바꾸고 다른 인생을 살도록 응원해준다.

시간여행으로 과거를 바꿀 수 도 있겠지만 그보다 그녀 옆에서 함께 그 아픔과 시간을 견뎌주는 것도 ‘힘’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한편, 시간여행을 하고 있는 또 한 사람, 팀의 아빠(빌 나이),

아버지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다가 은퇴 후 책을 읽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특히 팀과 탁구를 치는 등 소소하고 평온한 시간을 보낸다.

팀이 처음에 시간여행 비밀을 알았을 때 부자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했을 때.. 돌아가신 가족들이 돈을 좇다 인생을 망친 경험을 이야기해주었다.

시간여행을 통해서 팀의 아빠는, 책을 통해 지혜를 얻고.. 행복은 가족과 함께 하는 것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팀이 마지막에 셋째를 낳기 전에, 시간여행을 통해 아버지와 마지막으로 만나는 장면에서..

아버지와 팀은 시간여행의 규칙을 살짝 어기고 팀의 어릴 적 시절로 돌아가 둘이 바닷가를 산책한다.

그런 장면을 보니.. 행복이라는 게.. 참....

일상인가?.

평범한 일상인가 보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거의 엔딩 장면에 이르러서,

팀은 아빠가 이야기 해준 대로, 하루를 두 번 살아간다.

두 번째 살아가는 ‘오늘’은 더 여유 있고, 더 차분하다. 그래서 그 속에서 감사함과 소중함을 발견한다.

그 이후 팀은 시간여행을 하지 않는 다고 했다.

단, 오늘의 하루를 두 번째 살아가는 오늘처럼, ‘선물’ 받은 것처럼 살아간다고..     




처음에는 그냥 크리스마스 시즌 로맨스 영화구나 생각했는데, 

보면 볼수록 제목처럼 ‘어바웃 타임(About Time)’.. 시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이 ‘시간’ 속에 우리는 사랑을 하기도 하고,

때론 슬픔과 절망을 겪기도, 견디기도 한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준 영화였다.

      

   

코로나 시대에 집콕 생활에,..

육아와 살림을 하면서 더욱 하루하루가 답답하고 힘들고 했던 내게,

아.. 내가 그렇게 아무 생각 없고.. 즐거울 게 없다고 생각한 ‘오늘’이.. 어쩌면 ‘선물’ 받은 오늘일 텐데..

이런 상황에도 소소하게 즐거움을 찾아가고,

내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조금 더 따뜻하려 애쓰고 웃어본다면.. 더 낫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크리스마스 영화로,

선물 받은 ‘오늘’을 알려주는 영화로,

차가워진 마음을 몽글몽글 하게 해주는 영화로,

어바웃 타임(About time)은 어떨까?




* 지극히 개인전인 리뷰입니다.

*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어바웃 타임'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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