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내가 잊어버린 힘들었던 임신, 출산, 육아에 관한 망각들
최근에 세라망구소(Serah Manguso)의 <망각일기>를 읽다가 그녀의 일기 속에서 보게 된 임신, 출산, 육아에 관한 이야기들이 조금 더 솔직해서 와닿았다.
엄마가 되기 전에 나는 삶이 충만하다고 느꼈다. 그런데 아이가 없는 것보다 있는 것이 나은 것 같다는 말이 나오면 공격적인 말투가 튀어나오곤 했다. 다른 양육자들이 더없이 상냥한 어조로 아이가 있는 삶을 예찬하면 왠지 모르게 모욕당하는 기분이 들었다.
나도 가끔 아이를 낳는 것에 대해 정말 다양한 의견과 사람이 있다. 그래서 아이를 낳네 마네, 아이를 키우는 건 수월하네 힘드네 그런 소리가 나는 아가씨 때 내가 너무 쓸데없는 소리, 진짜 모르는 것 투성인 채 하는 소리들이었구나 가끔 부끄러워지는 생각의 순간들이 찾아온다.
아이가 있는 삶은 <행복하다> 한 단어로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이다. 그렇다고 아이가 없는 솔로의 삶과 굳이 비교하고 싶지도 않다. 그냥 내 삶이다. 내 삶에서 내가 내 길을 찾아가기 위한 노력과 성장 같다.
아이가 있어서 너무 좋은 것과 너무 힘든 것과 너무 싫은 것과 그냥 그 범벅이지 어떠한 삶도 좋은 것만 나쁜 것만 있는 건 아닌 거 같다. 세라망구소가 언급한 이야기에서 나도 '예찬'까지 하는 사람들을 동의할 수 없어서 공감했다.
한 친구가 내가 엄마가 되기 전에 여기저기 묻고 다녔던 온갖 절박한 질문을 담은 편지를 보내왔다. 그때 너는 몇 살이었어? 결혼한 지 몇 년째였어? 임신하기까지 얼마나 걸렸어?
나는 이렇게 답장했다. 내 삶의 가장 큰 위안 중 하나는 내가 아이를 갖게 될지 말지 더는 궁금해할 필요가 없다는 거야.
나도 이 부분에 피식 웃었다. 개인적으로 아이를 둘 낳으니 좋은 점은 '더 이상 아이를 낳을지 말지' 스스로 자문하거나 할 필요가 없다. 그 시기는 벗어난 해방감이 든다.
아이를 셋, 넷 낳은 분들과 '비교' 할 필요도 없고, 아이를 '하나' 또는 딩크족, 미혼과 '비교'할 필요도 없다.
그리고 미혼인 사람에게 '결혼 언제 할 거야?' 묻지 말고, 신혼부부에게 '아이 언제 낳아?' , '아이 낳아야지', 아이 하나인 가정에게 '둘은 낳아야지' 이런 조언하지 말자.
때로는 스트레스일 수도 있고, 때로는 상처일 수도 있다.
물론 한 번 정도 상황에 따라 물어볼 수 있으니 그 정도는 이해하나 각자 인생인데 그냥 있는 그대로 존중해주고 할 말이 없어서 안부차 물어본다면 다른 이야깃거리를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