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해보려고 할 때 마음 가짐
어릴 때 미술학원에 다니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회사를 다니던 시절에, '나중에 시간 되면 수채화를 배우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적도 있었다.
미술 전공도 아니고, 미술 쪽 직업도 아닌데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나도 모른다.
그런데 그런 생각이 들면 안 되는 것 도 아닌데 사소하게 내가 그저 관심 있고, 하고 싶은 일이 생길 때 왜 그렇게 이유를 갖다 붙여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결혼도 하고, 아이들도 낳고 키우고, 회사도 그만두고 전업주부가 된 어느 날,
아이들을 위해 문화센터에 다니던 어느 날 센터 벽에 걸린 연필화를 보고,
아이들 모두 등원하는 그런 날 오면 나도 그림 배우고 싶네.
라고 언뜻 생각했던 그런 날이 있었다.
엄마가 되다 보니, 또 이런저런 이유로 무언가를 '하는 것'이 당위성이 들지가 않는다.
나를 위해 시간과 돈을 쓰는 게 특히.. '여가' , '취미'에는 사치처럼 느껴진다.
그림을 '잘' 그리는 것도 아니고,
그림을 배워서 그쪽으로 나아가는 것도 아닌데 라는 생각이 무언가를 시작하려고 하는 나의 앞을 가로막는다.
'하. 지. 마'
생각해 보면 그렇다.
왜 '잘' 해야 하는가?
그냥 선을 긋는 것만으로도. 연필의 서걱서걱 소리만으로도 내 마음이 잠시나마 평온해질 수 있다면 해보는 거지.
'그냥' 하는 거지.
꼭 의미와 타당성을 나 자신이 그렇게 부여해야 하는가?
좋아하는 것을 하나씩 추가하려면, 일단 아무 생각 없이 호기심이 들면 해보면 되는 게 아닌가.
너무 많은 생각을 하면 눈앞에 안개 낀 것처럼 앞으로 나아가기 힘든 것 같다.
때로는 생각 없이 그냥 끌리는 데로, 특히 '배우는 것'에 시간이 허락된다면 해보는 것은 좋은 것 같다.
이유 붙이지 말고 '그냥' 지금 해보고 싶다면 해보고 후회하기.
지금 문화센터에서 연필화 배운 지 3개월째인데 재밌다.
처음 선긋기부터 시작해서 하나씩 배우는 재미가 좋다.
별거 없다.
'잘' 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해보는 것이다.
그래야 '시작'이라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