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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행젼 May 25. 2023

잘하려고 하지 말고 일단 '하기'

무언가를 해보려고 할 때 마음 가짐

어릴 때 미술학원에 다니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회사를 다니던 시절에, '나중에 시간 되면 수채화를 배우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적도 있었다.

미술 전공도 아니고, 미술 쪽 직업도 아닌데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나도 모른다.

그런데 그런 생각이 들면 안 되는 것 도 아닌데 사소하게 내가 그저 관심 있고, 하고 싶은 일이 생길 때 왜 그렇게 이유를 갖다 붙여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결혼도 하고, 아이들도 낳고 키우고, 회사도 그만두고 전업주부가 된 어느 날,

아이들을 위해 문화센터에 다니던 어느 날 센터 벽에 걸린 연필화를 보고,

아이들 모두 등원하는 그런 날 오면 나도 그림 배우고 싶네. 

라고 언뜻 생각했던 그런 날이 있었다.


엄마가 되다 보니, 또 이런저런 이유로 무언가를 '하는 것'이 당위성이 들지가 않는다.

나를 위해 시간과 돈을 쓰는 게 특히.. '여가' , '취미'에는 사치처럼 느껴진다.


그림을 '잘' 그리는 것도 아니고, 

그림을 배워서 그쪽으로 나아가는 것도 아닌데 라는 생각이 무언가를 시작하려고 하는 나의 앞을 가로막는다.

'하. 지. 마'


생각해 보면 그렇다. 

왜 '잘' 해야 하는가?

그냥 선을 긋는 것만으로도. 연필의 서걱서걱 소리만으로도 내 마음이 잠시나마 평온해질 수 있다면 해보는 거지.

'그냥' 하는 거지. 

꼭 의미와 타당성을 나 자신이 그렇게 부여해야 하는가?


좋아하는 것을 하나씩 추가하려면, 일단 아무 생각 없이 호기심이 들면 해보면 되는 게 아닌가.

너무 많은 생각을 하면 눈앞에 안개 낀 것처럼 앞으로 나아가기 힘든 것 같다.

때로는 생각 없이 그냥 끌리는 데로, 특히 '배우는 것'에 시간이 허락된다면 해보는 것은 좋은 것 같다.

이유 붙이지 말고 '그냥' 지금 해보고 싶다면 해보고 후회하기.



지금 문화센터에서 연필화 배운 지 3개월째인데 재밌다. 

처음 선긋기부터 시작해서 하나씩 배우는 재미가 좋다.

별거 없다.

'잘' 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해보는 것이다.

그래야 '시작'이라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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