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스럽고 싶다면 글을 쓰기 시작해봐야 한다.
최근에 영화 <탈주>와 드라마 <우씨왕후>를 시청하였다. 두 작품에서 내가 느꼈던 것은 '주어진 운명'이 아닌, '내가 선택하는 삶'이었다. <우씨왕후>는 아직 시즌 전반부만 공개되어 끝까지 보지 않아 이야기할 수 없지만 여주인공 우희(전종서 cast)가 황제가 죽고 난 이후에 자신의 목숨과 가문을 위해 다른 형제 왕자들과 취수혼을 하려 그 여정을 떠나는 모습을 보인다.
전반부를 보았을 때 주어진 방법 안에서 왕후는 그 해결책을 선택하려 했지만 변수들과 위험들 속에서 자기가 원하는 선택을 하는 것 같다. 흰호랑이족에게 쫓기면서 마부를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의복을 펼쳐 가리는 모습은 굉장히 인상적이었고 그 부분을 통해 왕후가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에게 신뢰를 얻었다 생각이 든다.
영화 <탈주>에서도 주인공 규남(이제훈 cast)이는 군대를 제대하고 (부모님은 돌아가셨고 가족은 혼자이다) 농사를 짓거나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주어진 삶을 살면 된다. 하지만 '실패할 자유'를 얻고 싶다고 한다. 그를 잡으러 온 리현상(구교한 cast) 에게 이야기한다.
나라고 이렇게 사는 게 좋은 줄 알아? 그냥 사는 거야.
-영화 '탈주' 리명환의 대사 중,
이렇게 이야기하는 그에게 자신이 선택하는 삶을 살겠다고 한다.
그리고 규남은 끝까지 달린다. 달린다. 달린다.
<탈주>는 북에서 남으로 귀순하는 이야기이기도 하겠지만, 자신이 선택하는 삶을 살고자 하는 자유에 대한 몸부림과 발버둥이 아니었을 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어진 환경에 대한 '탈주'였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들이었다.
서론이 매우 길었지만 두 작품들을 통해서 '자유'나 '능동'에 대한 건조해졌던 내 생각들이 비가 온 듯 촉촉해졌다. 사람은 귀찮음이 해이해짐으로 그리고 그냥 쳇바퀴 도는 일상으로 지내게 된다.
무더위가 지나가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뜨거운 태양빛에 무력해졌던 몸과 마음의 세포들이 조금은 휴식을 취한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자유'를 얻을 수 있는 방법들 중 '글쓰기'가 떠올랐다.
내가 북에 있는 것도 아니고, 민주주의에서 성장한 어른인데 무엇이 자유롭지 못하냐고?
자유롭지 못하다는 게 아니라 자유롭게, 조금 더 삶을 즐겁게 살아가려면 그 방법 중 최소 할 수 있는 게 '글'을 쓰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다.
글을 쓰면 적어도 가장 먼저 이 글의 제1의 독자, '나'가 읽지 않는가?
글을 쓸 수 있고 읽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상한 '자유스러움'에 포만감이 들기도 한다.
최근에 브런치에 썼던 글을 읽으면서 과거의 나로 현재의 내가 위로받고 응원받기도 한다.
그래서 이렇게 또 글을 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