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후
2022.01.03. 기억보관함
이제는 꿈에서 깨어나고 말았다.
긴 꿈이었다.
지독하게 지겨운 꿈.
시간과 나란히 눈을 떴다. 마침 아침은 젖어들고 있었다.
이젠 다시 잠들 수 없고, 다시 같은 꿈을 꿀 일도 없다.
다행이다.
다행이야, 다행이야.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여 보았다.
하지만 나는 늘 이별에 깔끔하지가 못해서
이렇게 다행이라고 되뇌면서도
자꾸만 머릿속으로 지나버린 꿈을 되새겨 본다.
두고 온 건 없는지
두고 올 건 없는 건지...
이미 지난 꿈인데도 무슨 미련이 남아서
자꾸만 되돌아 보는 것인가.
마지막 순간에도
뒤돌아 한 명 한 명씩 눈을 맞추었었다.
모두들 내가 한 번쯤 미워했던 사람들인데,
이제와 생각해보면 그들의 짙검은 눈동자가 강원도의 별처럼 참으로 찬란했다.
아마도,
이미 꿈에서 깬 지금까지도 이렇게 두 눈 감아보는 건
내가 나 자신을 사랑한 만큼
당신네들도 사랑해서 그런 가 보다.
나는 나를 가장 사랑한 줄 알았는데,
가끔 나보다도 당신네들을 더 사랑했던 순간들이 있었다.
함께 젊었던, 지금보다도 더 젊었던 그 시절을 사랑해왔다.
아픔 속에 찬란함이
단단함 속에 포근함이
미움 속에 사랑이 있었음을
이렇게 머얼리
떠나온 후에야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