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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의 Apr 26. 2022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 리뷰

완전히 이해할 순 없다, 다만 완전히 사랑할 순 있다.

완전히 이해할 순 없다, 다만 완전히 사랑할 순 있다. :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 리뷰
영화 기본정보

장르: 드라마

감독: 에드워드양

배우: 장첸, 양정이

영화 간단 후기

한 줄 평: 일그러진 시절 속에 꽃은 필까요?

★: 9.0 (감히 평점을 달아도 될지 모르겠지만)


어려운 영화를 보는 태도에 대하여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은 매우 어려운 영화다.

3시간 57분의 기나긴 러닝타임이 영화에 대한 접근조차 더욱 어렵게 만든다. 수많은 메타포와 오브제가 꿈틀대고, 초반부터 등장인물이 많으며, 그 속에 얽힌 관계들도 복잡하다. 하지만 그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이 영화는 대만 영화의 명작 중의 명작이라고 손꼽히는 영화다.

이러한 어려운 영화를 완벽히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이러한 어려운 영화를 완벽히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해석의 실마리야 어느 정도 주겠지만, 모든 것에 명확한 답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어려운 영화는 어려운 게 당연하다. 완벽히 해석하고 이해하는 것은 터무니 없는 일이며, 오직 영화를 본 후의 ‘감상’과 ‘주관적인 해석’만이 관객에게 허락될 뿐이다.


그래서 어려운 영화라고 느껴진다면, 본인의 ‘감상’과 ‘주관적인 해석’까지만 가지면 된다. (다만, 그것을 가지지 못했다면 찾을 수 있을 때까지의 N차 관람은 필수적이다.) 나머지 닿지 못한 심연은 그 영화가 그만큼 ‘깊고’, ‘웅대하다’는 것을 인정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한 심연이 영화를 더욱 깊게 만드는 것일 테다.

    


<고령가 소년 살인 사건> 역시 나로서는 닿지 못할 심연이 참 깊은 영화다. 3시간 57분짜리 영화를 두 번이나 보았고, 인터넷에 각종 해석 자료들을 찾아보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완전히 그 바닥까지 닿을 수는 없었다. 다만 어렴풋이 짐작하고, 해석하고, 느낄 뿐이다.     


다만 말할 수 있는 건, 닿지 못하였음에도 어느 한 순간도 격이 떨어진다-고 느낀 적이 없었다는 것. 심연 속에서 고고하게 빛나는 영화라는 것. 

영화 개요

영화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과 달리 잔잔하다. 잔잔하다는 게 지루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물론 지루할 수는 있다. 다만, 겉보다 내면이 격동하는 영화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맞겠다.


겉보다 내면이 격동하는 영화


영화는 혼란스러웠던 1950년대 말의 대만을 다룬다. 그 속에서 격동하며 일그러져가는, 또 어쩌면 언젠가 어떤 식으로든 피어날 아이들과 그 가족, 친구, 사랑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다룬다.

 


이 영화 해석, 하지 않겠습니다.

닿지 못한 심연이 너무 깊기에 나로서는 해석이고 뭐고 할 자격이 없다.

메타포와 오브제, 촬영 구도와 플롯 등 모든 것이 깊고, 빛나는 영화- 이 말밖에 할 자신이 없다.

아마 영화 속 인물들은 이후, 자신만의 방식대로 살아갈 테고, 죽어갈 테고, 절망과 희망을 번갈아 마주해갈 것이라는- 그 말밖에 도저히 하지 못하겠다. 마지막 장면에서 허무하게 들려오는 샤오쓰(장첸)의 문학과 합격 방송처럼 말이다.


물론 동명이인일 수도 있지만, 그건 중요치 않다. 그 자체로 ‘비극’과 ‘희망’을 동시에 암시한다고 느꼈기에.    

 


매우 특수한 상황 속의 이야기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우리는 이들처럼 우리의 방식대로 살아가며 때론 죽어가기도 하며, 그렇게 결국 피어난다. '피어난다'는 건 '살아간다'와 같은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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