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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한나 Apr 19. 2022

영화 <러빙 빈센트> 리뷰/평론

모든 예술가들에게...

모든 예술가들에게: <러빙 빈센트> 리뷰
영화 기본정보

장르: 애니메이션, 미스테리

감독: 드로타 코비엘라, 휴 웰치맨

배우(목소리 출연): 더글라스 부스, 시얼샤 로넌


영화 간단 후기

한 줄 평: 고흐를 이해하진 못해도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그가 사랑한 사람들까지도 사랑하게 된다.

★: 7.0/10.0


영화 줄거리

 고흐의 사후, 그가 남긴 마지막 편지를 전해주기 위해 아르망 룰랭(더글라스 부스)은 여행을 떠난다. 누구에게 편지를 전해줄 것인가, 누구에게 그 편지를 전해주어야만 할까. 그 고민을 하며 룰랭은 그의 죽음을 추적해간다. 그 속에서 고흐에 대한 수많은 파편들을 듣는다. 그를 ‘천재’로 인식하는 사람과 ‘미치광이’로 인식하는 사람들, 그 속에서 룰랭은 고흐에 대한 수많은 것들을 느끼게 된다.     

영화 개요

 접근 방식 자체가 참 좋다. 고흐의 화풍으로 그린 그림들이 영화 전체를 가득 채운다. 그것만으로도 이 영화가 고흐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또 그를 표현하기 위해 얼마나 고민했는지 느껴진다.

스토리 라인도 참 좋다. 단순히 재연 드라마, 다큐멘터리 형식이 아닌, 고흐의 죽음을 차분히 추적해가는 스토리 라인이 매우 흥미롭다. 그래서 고흐를 사랑하는 사람도, 그렇지 않은 사람도 누구든지 재밌게 볼 수 있고, 빠질 수 있다.

영화 포인트 분석 및 감상
 제 3자-아르망 룰랭(더글라스 부스)-의 시선으로 풀어간 것은
굉장히 똑똑한 연출이다.


 제 3자-아르망 룰랭(더글라스 부스)-의 시선으로 풀어간 것은 굉장히 똑똑한 연출이다.그로 인해 강요하지 않고, 더욱 고흐를 객관적으로 사랑하게 만든다. 룰랭의 내면 변화에 관객도 자연스레 동화된다. 고흐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의 죽음을 의심하기도, 이해하고자 노력하기도 하다가, 마침내 사랑하게 된다.

 내 인생작 중 하나로, <흐르는 강물처럼>이라는 영화가 있는데, 거기서 이런 대사가 나온다.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어도 완전히 사랑할 수는 있다.

이 영화를 보며 그 대사가 참 많이도 떠올랐다. 누구든 누군가를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 그건 고흐도 마찬가지이고, 고흐를 사랑하기도, 미워하기도 한 수많은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며, 고흐를 가슴 속에 품고 사는 오늘날의 나와 당신도, 고흐를 잊고 사는 오늘날의 나와 당신도 마찬가지이다. 어느 누가 누군가의 삶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 다만, 사랑할 수는 있다. 아득히 먼 별을 “이해할 순 없지만 바라볼 수는 있는” 것처럼 말이다.     


아쉬운 점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먼저, 각 인물들에 대한 인터뷰를 통해 고흐의 파편을 전달하다보니, 인터뷰 -> 흑백 플래시 백의 구성이 자주 나온다는 점이 그랬다. 물론, 이는 어쩔 수 없긴 하지만 조금 아쉬웠다. 약간의 변주가 더 들어가도 되지 않았을까 싶었다.

   

 다음은 주체 및 객체가 누구인지 불확실해서 정보 파악이 조금은 어려웠다는 점이다. -이건 자막의 문제이거나, 내 멍청한 머리 탓일 수도 있다- 영화에서 고흐와 관련된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고흐와 그의 동생, 르네, 가셰 박사(제롬 플린), 마르그리트(시얼샤 로넌) 등등 그 모두를 대사에서 가끔, ‘그’와 같은 대명사로 통칭해버린다. 그래서 어우, ‘그’가 누구를 지칭하는 거지? 하는 헷갈림이 들긴했다.

 또한 정보 및 인물 수가 꽤 많고, 그 정보가 대부분 인물의 대사를 통해 전달되다 보니 한 번 보고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도 있었다.


명장면 : 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흐의 ‘죽음’을 좇는 플롯에서, 그의 ‘삶’을 바라보는 플롯으로 전환되는 장면이 있다. 룰랭과 마르그리트가 갈대밭에서 대화하는 장면이다. 단순히 파편을 나열해 놓은 장면들 속에서, 메시지가 직접적으로 나오는 장면이기에 너무도 인상 깊었다.

 그 속에서 마르그리트는 고흐의 죽음이 자살이든 타살이든, 그는 결국 '자살'로 알려지길 택했다고 한다.

그건 사람들 속에서 늘 외로움을 느꼈던 고흐가, 그럼에도 그들 모두를 사랑하였으며, 그를 죽음으로 내몬 누군가가 있든 없든 간에, 그 존재마저 사랑하고, 덮어주려 했다는 뜻이다. 아마 그가 그림을 그린 이유는, 그 존재들을 모두 사랑해서 그런 것일 테다. 지나치는 풍경들과 지나치는 사람들, 그 모두를 너무도 사랑해서, 사랑받지 못한대도, 그만은 너무도 사랑해서 그린 것일 테다.


그리고 룰랭은 그 이후로, 고흐의 죽음에 대한 진실 찾기를 그만둔다. 그 순간만큼은 룰랭이 고흐를 이해한 순간이라고 본다.

그 순간만큼은 룰랭이 고흐를 이해한 순간이라고 본다.



나도 내게 주어진 세상을 그토록 사랑할 수 있을까. 나의 글도 고흐의 그림처럼 아득히 사랑을 줄 수 있는 작품이 될 수 있을까... 


(별첨) 이대로 끝내긴 아쉬우니 제작기 사진 몇 개 첨부
 전 세계 최초 유화 애니메이션! 제작 기간 총 10년!
107명의 아티스트, 62,450점의 유화 프레임으로 되살아난 반 고흐의 숨결!

이라는 프로모션 문구가 있다. 역시... 이 영화는 엄청난 재능과 노력의 성취물이었다. 107명의 아티스트와 62450점의 유화라니... 대부분의 장면들은 직접 손으로 그리고, 약간의 활동성이 들어간 장면은 배우들이 거의 비슷하게 분장을 한 뒤 연기하는 장면을, 특수효과 및 필터처리 한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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