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방향성은 그리움과 닮아있다.
2022.06.25. 전설
신천에 농구를 하러 갔다. 거기서 고등학생들과 농구를 했다.
실력을 떠나서 그 친구들의 에너지가 참 좋았다.
깔깔대는 웃음과 몇 번씩이고 기합을 넣는 말들이 참 예뻤다.
상대 팀인데도 나도 그들을 보며 따라 웃게 되었다.
경기가 끝나고 집에 가는 길,
그 친구들이 바닥에 도란도란 모여 앉아 떠드는 모습을 몇 번이고 돌아봤다.
나도 한 때는 저들과 닮은 시절이 있었다. 티없이 빛나던 시절 말이다.
군대, 학교, 직장 등등 지금은 다들 어디론가 떠나버린 지금,
우리도 언젠가 다시 모이면 저들처럼 티없이 빛날 수 있을까...
자연스레 그런 생각도 떠올려 보았다.
사람들은 가슴 속에 시절 하나씩은 품고 산다.
그 시절동안 우린 이룬 것도 많았고
이루지 못해도 다 가진 것 마냥 행복했다.
등장인물 모두가 그 속의 주인공이던 이야기가 있었고
그 이야기는 전설로 남아 가끔씩 입에서 입으로, 마음에서 마음으로
잊히지 않고 꾸준히 전달되며 호흡을 이어왔다.
그러한 전설은 가끔 살아가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뒤돌아보다가도 다시 앞으로,
또다른 전설들을 피어내기 위해 모이고, 땀 흘리고,
이루어내고, 그러지 못해도 깔깔깔 웃어넘기는
그런 원동력이 된다.
그 순간들을 잊지 못해 다시 땀 흘리는 꼴들이
그렇게 미련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매우 당연하고, 또 아주 사랑스러운 일임에 틀림없다.
아버지의 끊임없이 반복되는 옛날 이야기도 마찬가지로
그런 전설이었던 것이다.
연극부 선배들이 힘주어 말하던 그 시절들도 마찬가지로
그런 전설이었던 것이다.
선생님들이 무용담처럼 내어놓던 그 가르침들도 마찬가지로
그런 전설이었던 것이다.
전설을 품고 산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의 삶을 사랑해왔다는 증거다.
어쩌면 우리 모두네 삶의 방향성도 그리움이 빚어낸 것이 아닐까 싶다.
그리워하고, 그리움이 이끄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나는 또다른 새로운 전설을 만들기 위해, 남기고 새기기 위해,
오늘도 글을 쓰고, 운동을 하고, 일을 하고, 꿈을 꾸고
시절을 그리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