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만큼 마음을 줄 수 없는 슬픈 숙명
2022.07.03.
마음을 갈구하는 사람들
마음을 갈구하는 사람들이 가장 무섭다.
나는 그들이 준 만큼 돌려줄 수 없다.
마음만큼 마음을 줄 수 없는 슬픈 숙명을 타고난 걸까.
사랑을 받는 일은 가장 든든한 적군을 만드는 일이다.
끝내 쓸쓸히 돌아설 당신의 뒷모습은
가장 날카로운 검이 되어 심장을 찌른다.
피 흘리며 한참을 그 자리에서
멀어지며 늙어가는 당신을 향해 무릎 꿇게 된다.
그러면 당신은 그대로 가던 길 가야지,
왜 다시 돌아오는가.
왜 다시 돌아와서 내 피 보다 더 끈적한 눈물 흘리는가.
왜 또다시 나를 안아주는가.
감싸는 손길이 상처를 후벼판다.
그 깊은 골에 씨앗을 심는다.
상처가 아물 때 쯤에 싹이 핀다.
다시 걸을 수 있을 쯤에는 마른 가시나무가 된다.
반대 방향으로 걸어갈 때마다
뜨겁고 건조한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불때마다 무성한 마른 가시나무들은
서로 부대끼며 수수수수
모든 살갗에
시절과 마음을 주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