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는 치유의 공간입니다.
브런치 작가에 선정되고나서 카카오톡 브런치작가 단톡방에 들어갔다. 브런치라는 플랫폼이 처음이고 선배 작가님들에게 좋은 조언들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들어갔던 단톡방인데, 많이 활성화가 되어있지는 않더라도 종종 올라오는 글에 도움을 받기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는 중이다.
그러던 중 오늘 한 작가님이 브런치 구독자분들을 어떻게 늘리냐는 질문과 함께 블로그와의 공유문제나 마케팅에 관련한 이야기들이 나왔다.
지인이나 가족들에게 브런치를 모두 알리고 계신다는 분들도 계셨고, 가족에게만 알린다는 분들도 계셨다. 문득 그분들이 부러워졌다.
브런치에 작가로 선정되었을때 (도전 네번만에 겨우 선정되었다.) 직장에서 너무좋아 연신 싱글벙글 거리며, 작가가 되었다고 폴짝폴짝 뛰었다. 함께 일하는 분들은 브런치를 모르고 계시고 읽어보실 확률도 적어서 마음편한게 얘기했었다. 그리고 마음놓고 자랑할 사람이라고는 남편 뿐이었다.
애초에 브런치 활동 계획에 나의 우울증에 대한 얘기를 적을것으로 준비했었고, 실제 글들역시 지금 나의 가장 큰 고민인 우울증에 관한 글이 대부분이다. 주변에 알리고 싶지 않은 글이기에 브런치의 글을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에 공유하기는 커녕 브런치 내 작가님들과 구독자분들 외에는 꽁꽁 숨겨둔다.
다른 작가님들의 이곳저곳에 본인의 글을 공유한다는 얘기에 내가 나의 글을 부끄러워 하고있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나의 글이 부끄럽다기 보다는 내 상황을 주변에 또렷하게 알리고 싶지 않을 뿐이다. 가까운 지인들은 내 목소리의 이상을 감지 했기에 발성장애라는것은 알지만, 그것이 우울증에서 기인하는 증상임을 굳이 알리고 싶지 않은것이다.
주변에 알리고 싶지 않은 것을 마음껏 이야기하고 털어 놓을수 있는곳. 그것으로 인해 치유받고 있는곳. 그러한 곳이 이곳 브런치이다.
다른 작가님들에게도 말했다. 이곳 브런치를 저는 치유의 공간으로 쓰고 있다고... 그 이후에 달린 답글은..." 아~ 그렇군요" 정도 였다. 뭔가 TMI를 전달한 후에 답글을 받은 느낌이랄까? 약간 머쓱하기도 했지만, 같은 작가님들 이라는 생각에 일순간에 진심을 전했던 지라, 내가 올린 글을 후회하지는 않았다.
사실 거의 매일 브런치에 글을 올리면서 치유를 받는건 사실에 가깝다. 나에대해 돌아보고, 내 상태가 어떤지 살피고, 오늘은 나에대해 어떤 이야기를 하면 좋을지 생각하게 되는 동안, 나에대한 이야기를 적어가는 동안 실제로 나는 치유를 받는다. 내가 나를 잘 보살피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브런치는 내가 치유를 받을수 있는 공간으로 남겨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