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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풍탁소리 Sep 10. 2020

비 오는 날 나의 발은

얇은 물 그림자 위로

문득 멈춤.

빗방울은 차갑고,

양말도 못 걸친 두 발은

오갈 데 없어진 모양새인데,

우산 속으로 숨은 머리가 내려다보고 있는 건지

슬리퍼 밖으로 고개 내민 발가락들이 올려다보고 있는 건지,

비를 피하고 있는 건지

맞고 있는 건지,

비 오는 날 나의 발은

새삼 위에서 뚝 떨어진 느낌으로

그저 잠시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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