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wonder

한 잔의 오후

by 풍탁소리

문득 잔에 눈길이 머문다.

커피물이 바닥에 조금 남아 있는,

온기와 쓰임이 있는 사물.

그 안에 담겨 있던 것을 마신 내 속은 헛헛한데

너는 꽉 차 보이는구나.

비우는 것도 채우는 것도

무심하게 해내는

너의 동그란 공간에

들어앉아있고 싶은,

어느 흐린 날의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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