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소희 Jun 07. 2024

인간은 자연 속에 살아야 한다

자연에 나를 폭 던져 넣어보자 - 용문산 양평 쉬자파크 자연휴양림



바쁘게 흘러가는 삶, 성취 지향적인 세상, 온갖 디지털 기기에 쌓여 디지털 피로가 쌓이고 있는 현대인들. 이러한 피로 속에서 우리가 찾아야 할 것은 자연이다.  


지난 주말 "양평 쉬자파크 자연휴양림"에 1박 2일간 묵었다. 


용문산자락에 위치해 2018년에 완공된 "양평 쉬자파크". 이곳은 산의 모양을 해치지 않고 최대한 자연의 모습을 살리면서 생태파크를 만들었다. 그곳엔 산림치유프로그램, 숲해설 및 유아숲체험, 산림교육체험 등 다양한 생태 프로그램이 있었다. 그중 숲해설을 신청하여 숲을 걸어 다니면서 자연을 알아가고, 숲의 가치와 우리의 행복을 배우는 경험을 하게 됐다. 


쉬자파크 자연에 이틀간 머물면서 마음이 평화로워졌다. 새소리를 들으며 밥을 먹고, 온통 초록빛인 숲을 거닐며 풀 내음을 맡으며 산책을 하는 것은 온 마음의 스트레스를 풀어주었고 정신에 릴랙스가 되었다. 옷에 붙어 함께 숲을 거닐었던 무당벌레와 인사도 나누고 고양이와의 교감도 나누었다. 자연 속에서 내가 느꼈던 행복들을 풀어보겠다.   




행복해지는 숲 



"여러분, 숲에 오는 이유가 무얼까요?"


해설사님의 질문에 잠시 생각에 잠기자 바로 명쾌한 대답을 알려주셨다.  


"숲에 오는 이유는 행복하자고 오는 거예요." 가장 단순하지만 맞는 말이었다. 우리가 숲에 오는 이유는 편안하게 쉬러 오는 것이었다. 온몸으로 자연을 느끼고 편안해지려고, 또는 자연과 가장 가까이서 운동을 하기 위해 오는 것이었다. 


해설사님의 설명을 들으며 용문산 인쪽 숲길로 이어지는 데스크를 걸으며 해설이 시작됐다. 쉼은 산에 온 그 순간부터 시작되었다.  


해설사님이 한 나무를 바라보며 설명을 이어나갔다. 한 가지에 잎이 세 개가 달려있었다. 원래 정상적으로는 한 줄기에 두 개의 잎만 달려 있어야 하는데, 어떤 줄기에는 잎이 세 개, 네 개씩 달려있었다. 해설사님이 이런 잎들은 다둥이이고 유전적인 이유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하셨다. 


원래 잎이 세 개인 것은 이론적으로는 정상이 아니다. 유전적인 기형이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자연에서는 이러한 유전적인 변형이 일어나는 현상이 굉장히 많다. 잎이 두 개건, 세 개건, 네 개건 모두 자연스러운 잎들이고 하나의 나무를 이루는 속성이다.


사람도 유전적인 기형이 있고, 우리와 생김새가 다르면 배척하고 차별하기가 쉽다. 그러나 자연 속에서는 유전적으로 다른 모습을 띄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모습이 다르고 유전적으로 다양해지는 것은 자연 속에서는 당연스러운 것인데, 인간사회에서는 이런 기형적 현상을 부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자연 속의 현상처럼 기형은 자연적으로 발생하고 자연스러운 점이라는 것이라는 관점을 우리 인간세계에서도 갖게 된다면 어떨까.   




자연 속에서는 모든 것이 쓸 데가 있다 


딱총나무라는 나무를 보았다. 인간이 쓰기엔 딱총나무의 목재는 실용성이 낮다. 속이 텅 비어있기에 튼튼하지가 않고 금방 부러져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연 속에서 하나도 필요 없는 건 없다.  


딱총나무 안에서는 수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곤충들에게 속이 비어있고 튼튼하지 않은 딱총나무는 알을 낳기에 최고의 장소다. 딱총나무 안에서 곤충들은 자리를 잡고 알을 낳아서 부화를 하고 있다. 실제로 해설사님이 시들어가고 있는 딱총나무 끝부분을 살짝 꺾어보니 안에 벌레가 날아가고 더 안 쪽에는 애벌레가 자리 잡고 있었다. 지금 딱총나무의 안쪽에는 수많은 애벌레들이 집을 지어 살고 있었다.


인간에게 딱총나무는 쓸모없는 목재이지만, 벌레들에게는 최고의 둥지이자 거주 장소였다. 이 숲이 서로서로에게 도움을 주며 역할을 다하며 다 키우고 있었다. 모든 생명은 이 숲이 키우는 것이었다.


당시 매우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고 있었는데, 다행히 햇빛을 영양분으로 삼는 나무들이 있어서 우리는 시원한 그늘을 거닐었다. 나무들은 인간에게 그늘을 제공하고 거리를 두고 자라난 나무들은 인간에게 바람길을 터주었다. 



인간은 자연 속에 살아야 한다
 


우리는 아직도 수렵채집 시절의 육체를 지니고 있고 그 시절 DNA를 가지고 있다. 자연 속에 있을 때 가장 편안해지고 행복해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디지털에 둘러싸여 지쳤을 때, 완료해야 하는 일에 깔려 쉬고 싶을 때 자연 속에 나를 폭 던져 넣어보자. 자연은 상상이상으로 인간을 치유하는 힘이 있다.  




작가의 이전글 한 편의 전시회 같은 미술교양서 <그림이라는 위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