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는 글
아직 끝나지 않은 문장들이 있습니다.
입속에 머뭇거리다가 나오지 못한 노랫말들이 있어요.
끝까지 채우지 못한 누군가의 일기장처럼, 마침표를 찍지 못한 채 서랍 안에 숨겨진 무언가처럼
나의 노래도 미완성인 채로 남아있을 거예요.
그 미완성의 조각들을 모아, 하나씩 꺼내 이곳에 남기려 합니다.
어떤 곡은 시작이 있지만 끝이 없고,
어떤 곡은 후렴부터 시작됩니다.
지금 쓰려는 이야기들이 그렇습니다.
순서도 흐름도 없지만,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매거진은
완벽한 정보를 누군가에게 전달하기 위한 것이 아니에요.
아직 말이 되지 못한 감정들,
아직 노래가 되지 못한 멜로디들,
아직 나조차 정리하지 못한 생각들이
의자를 잡고 한 발이라도 걸어보려는 불안한 아이처럼,
조금씩, 비틀거리며 나아가는 과정 그 자체일 것입니다.
당신의 미완성은 어떤 모습인가요?
나는 지금, 그 미완성인 불협화음의 노래들로
당신에게 말을 걸어보려 합니다.
어쩌면 당신의 노래와도 닮아 있을지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