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를 하다가 크게 싸운 것도 아닌데 어느 날 내 연인이 갑자기 "잠시만 서로를 돌아볼 시간을 갖자."라고 하던지 "내가 일이 생겨서... 내가 일에 집중하고 싶어서...."라면서 시간을 갖자고 한다면 이것은 이별의 징조로 봐야 한다.
정말로 사정이 있어서든 어떤 이유에서든 이런 말을 연인이 꺼냈다는 것 자체가 당신과의 이별까지 생각하고 한 말이기 때문이다. 만약, 혹여라도 이런 말로 인해서 상대방이 나와 멀어질 것이 두려운 사람이라면 절대로 이런 말을 먼저 꺼내지 않는다. 꺼내더라도 상대방이 정말로 납득할 수 있을만한 말을 해주며 양해를 구하거나 오래 지나지 않아 자초지종을 말해주며 먼저 연락해 올 것이다.
하지만 연락을 해도 답장이 없고, 전화를 해도 받지 않으며 무작정 기다리게 한다면 이별로 가고 있다고 확신해도 괜찮다. 대부분 이런 경우 다시 만나게 되더라도 석 달을 채 넘기지 못하고 헤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미 깨진 그릇을 억지로 붙여봤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깨져버리는 것과 같이 말이다.
상대방은 이미 일 때문이건, 상황 때문이건 당장 바꿀 수 없는 더 중요한 무엇 때문에 당신을 놓아버린 것이다. 당신이 정말로 소중했다면 그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당신을 어떻게 해서든 놓지 않으려 했을 것이다. 연락 안 되는 것은 옥중, 상중, 아웃 오브 안중 이란 말도 있지 않은가. 이미 당신은 어떤 이유에서건 부담스럽거나 끊어내고 싶은 존재가 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시 만나게 되더라도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면 또 이별로 가는 열차에 올라타는 것일 뿐이다.
하지만 예외의 경우가 있다. 정말 지지고 볶고 싸우다가 "우리 생각할 시간 좀 갖자."라고 하는 경우이다. 이때는 너무 잦은 싸움으로 인해 정말로 우리 사이가 이대로 가도 괜찮을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자는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경우엔 다시 만나고 나서 더욱더 끈끈해지기도 한다. 서로의 소중함을 알았기 때문이다.
위에 상황과 대비되는 점은, 이 경우는 둘 사이에 대한 고민의 시간이고 위에 상황은 상대와 상관없는 자신만의 고민 시간이라는 것이다.
상대와의 관계에 대한 고민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이나 자신의 상황만을 고려하며 상대방과의 관계를 결정하려고 하는 것 자체가 얼마나 이기적인 것인가. 혹시라도 연애 중 이런 말을 상대에게 들었다면, 시간을 주는 것은 별로 좋은 방법이 아니다. 헤어지자고 말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간주하고 마음을 굳게 먹고 행동해야 한다. 당장 이별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면 시간을 줄대로 주면서 나도 이별할 준비를 해야 한다. 하지만 이별해도 괜찮을 것 같거나 당장 그 말 뜻을 확인하고 싶다면 상대방이 원하는 시간만큼 충분한 시간을 줄 필요가 없다. 상대방이 요구한 만큼 나도 내가 허용할 수 있는 만큼의 시간을 당당하게 요구해도 괜찮다.
사귈 때는 참 좋은 사람처럼 굴다가 이별할 때는 상대에 대한 예의가 없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나쁜 사람은 못 되겠어서 대게 "시간을 갖자"는 말로 본인의 이기적인 마음을 포장한다. 이건 명백히 상대에게 예의가 없는 행동이다. 그전에 어떤 사람이었건 그건 생각할 필요가 없다. 지금 당장 상대가 나에게 예의 없는 행동을 한 것에 그럴 리가 없다며 애써 부정할 필요도 없다.
그저 본인이 좋을 때는 좋은 사람인 척 포장하는 게 가능했지만, 이제는 이별을 생각하는 마당에 굳이 예의를 차릴 만큼 좋은 사람이 못 되는 것이다. 그저 그만큼인 사람에 너무 눈물 흘리며 마음 아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특히 결혼할 나이에 가까운 경우나 결혼 적령기가 지난 사람들이 이러한 이별을 받아들이기가 더 힘들다. 상대가 결혼상대로 괜찮다고 느껴졌을수록 더욱더 부정하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혼 전에 이런 사람임을 알게 된 것이 다행이라 생각하고 털어내야 한다. 어떤 이유에서건, 어떤 상황에서건 절대 나를 놓지 않는 사람과 결혼해도 힘든 것이 결혼 생활이다.
이별은 어떤 식으로든 힘들다. 많이 싸우고 마음이 많이 닳아서 이별해도 힘든데, 아무런 언질도 없이 갑자기 시간을 갖자며 통보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당신이 더 잘해줬어도, 당신이 더 나은 사람이었어도 그러한 사람은 더 중요한 무언가가 생겼다면 똑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