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울 게 없는 선생님 2
선생님은 인격이 중요한 직업이다
고개를 돌려 짝꿍을 쳐다봤더니 짝꿍은 고개를 푹 숙인 채 펜을 잡은 손을 움직이지 못하고 이내 후드티를 뒤집어쓰더니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내 눈에는 그 무리들이 악마처럼 보였다.
나는 바로 교무실로 가 담임선생님께 이 일을 알렸다. 담임선생님이 저 나쁜 아이들에게서 내 짝꿍을 보호해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좋은 선생님이라고 인정받던 담임선생님의 입에서는 "수능 얼마 안 남았으니 일 크게 만들지 말고 조용히 해."라는 대답이 나왔다. 황당하고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래서 난 "그럼 괴롭힘 당하고 힘들어서 울면서 공부도 못하는 제 짝꿍은 수능 망쳐도 괜찮아요?"라고 물었고 담임선생님은 말귀 못 알아듣냐며 자리로 돌아가라는 말을 했다.
나는 같은 반 친구가 괴롭힘 당하거나 어려운 일에 처하면 도와주라고 늘 배웠었는데, 학교 선생님이라는 사람이 왕따 당하는 걸 알고도 묵인하는 상황이라니 1학년 때부터 저런 쓰레기 같은 선생님들을 만나 어쩔 수 없이 학교에 나와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도, 내가 내 친구들을 위해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는 것도 모두 화가 났다.
나는 교무실에서 나와 반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그날은 공부도 하기 싫었다. 나는 학교 구석에 있는 계단에 앉아 계속 눈물만 흘렸다. 담임선생님은 나에게 전화해 어디냐고 묻더니 와서 큰소리로 소리 지르며 날 때리셨다.
나는 그날 그 담임선생님께 경멸감 같은 감정을 느끼게 됐다.
그리고 한다는 소리가 내가 감정 기복이 너무 심하다는 것이었다. 남일에 왜 네가 더 유난이냐며 나를 예민한 사람 취급했다. 그렇게 난 졸업하는 날까지 담임선생님의 얼굴도 쳐다보기가 싫었다. 남들은 담임선생님이 좋은 선생님인 줄 알고 있었고, 본성을 숨기고 좋은 사람인척 연기하는 담임선생님의 모습을 볼 때마다 역겨웠다.
내가 아는 사람 중에 가장 이중적이고 가식적인 사람이었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어른임에도 불구하고 어른 같지 않은 어른들이 참 많이 있다.
나는 인격을 꼭 갖추고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직업이 선생님과 의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부모라는 역할 또한 마찬가지다. 선생님이 하는 말 한마디가 한마디가 아이들의 길을 결정해주고, 부모의 행동 하나하나가 아이들의 미래가 된다. 그리고 돈만 밝히거나 환자 한 명 한 명을 치료해주겠다는 목표의식이 없는 의사를 만나면 잘못된 의료행위로 인해 나의 삶이 망가지기도 한다.
그저 공부를 잘하기 때문에 선생님이나 의사가 되거나, 그저 아이를 가졌기 때문에 부모가 되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다. ─물론 좋은 부모나 선생님, 의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은 제외겠지만─ 나의 행동, 말 한마디가 사람의 인생을 다루는 일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나는 선생님도, 의사도 아니지만 치과위생사 일을 하면서 스케일링 하나도 대충 한 적이 없다. 환자가 조금 아파하더라도 지금 내가 이 환자를 위해 최소한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있기 때문에 오랫동안 스케일링을 하며 어깨와 목에 통증이 오더라도 나를 거쳐간 환자가 좋은 구강위생환경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한다. 이처럼 내가 맡은 일에는 늘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결혼을 하는 일에도 50년 넘게 한 평생을 같이 살아야 하는 부부끼리 부부교육 한번 정도는 꼭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훗날 내가 부모가 되는 날이 온다면 그 시기에 맞춰 필요한 공부를 꼭 하려고 한다. 유아기에는 유아교육을 배우거나 청소년기에는 청소년 부모교육을 배우는 등 부모로서 아이의 시기에 맞춰 필요한 교육을 꼭 받을 것이다. 나로 인해 한 아이의 100년 동안의 인생이 결정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지식보다 중요한 게 인격이라는 것을 느끼는 일을 참 많이 겪게 되는 것 같다.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지위에 있는 사람도 가까이하기 싫은 사람들이 있는 반면, 동네 구멍가게를 운영하면서도 마주칠 때마다 기분 좋고 '닮고 싶다.'라고 느껴지게 하는 사람이 있다.
누군가가 나를 보며 "저 사람 자식은 참 불쌍하다.."라는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저 사람처럼 좋은 부모가 되지?"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