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가 직업이 되다

하고 싶은일을 하며 사는 의미

by 이열매

모든 직장인들의 공통적인 고민이 있다. 직장을 다니다 보면 누구나 한번쯤 하고 싶은 일과 돈을 버는 직업에서 생각의 기로에 놓일 때가 오기 마련이다. 좋아하는 것은 따로 있지만 생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직장생활은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다. 감정노동은 물론이고, 직장에 다니며 우울증에 시달리는 직장인들도 많이 있다. 하지만 고생한 만큼의 보람은 찾아오지 않는다.

나 역시 이러한 고민의 순간들이 찾아왔고 나는 내 인생부터 바꾸기로 결심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시인이 꿈이었다. 덕분에 초등학생 시절 또래 친구들에게 애늙은이라는 소리를 자주 듣곤 했다. 시도 줄곧 잘 써서 초등학생 때 백일장에서 상을 받기도 했는데, 그때 담임선생님이 이 시 어디서 보고 온 거 아니냐고 의심을 하셨다. 어린 마음에 상처를 받았던 나는 그 후로 성격이 소심해지고 자신감이 없어지기 시작했다. 나는 시 쓰기를 중단하고 남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직업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때부터 나는 남들에게 꿈을 이야기할 때 "과학자"라고 이야기하고 다녔던 것 같다.


그렇게 초등학교를 지나 중고등학교를 거치면서 부모님에게 "대학교까지는 나와야 안정적인 직업을 가질 수 있다."라는 말을 듣고 공대를 가게 되었다. 어느 순간 나는 스스로 무언가를 이루고 찾기보다는 부모님이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내가 원하던 일이 아니어서 그런지 공부에 대한 동기부여도 되지 않았고, 학점도 잘 나올 수가 없었다.


나는 과감하게 대학교 2학년 때 휴학계를 냈고 많은 사회경험을 하기로 결심했다. 우선 첫 시작은 다양한 아르바이트로 시작했다. 마트에서 카트 운반, PC방 알바, 카페 음식점 등등 여러 곳에서 일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것들로 인해서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찾기는 힘들었다. 결국 찾지 못한 채 대학교 내에 있는 취업카페에서 상담을 받게 되었고, 상담을 통해 내가 과거에 시인이 꿈이었고 글쓰기를 좋아한다는 것을 다시 상기하게 되었다.


나는 SNS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짧은 글귀를 올리기 시작하면서 유명한 하상욱, 최대호 작가 등의 글귀들을 접하게 되었고, 나는 어떤 개성 있는 글을 써나갈까 고민하다가 삼행시를 이용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다니던 대학교의 대나무 숲(커뮤니티 사이트)에 삼행시를 써서 올렸는데, 그게 사람들 사이에 빠르게 퍼져나가 유명세를 타게 되었고 SNS 팔로워가 많이 늘기 시작했다.


나는 팔로워가 꽤 늘어 갈 때쯤부터는 누군가를 응원하는 문구로 삼행시를 쓰기 시작했다. '이름 시집'이라는 SNS를 운영하며 메시지로 사연을 받아서 팔로워가 수천 명에 달하는 SNS로까지 키워나갔다. 하지만 좋아하는 일이라고 해서 모든 게 순탄치만은 않았다. 유명세를 타면 당연히 비슷한 콘텐츠로 따라 하는 사람들이 생기기 마련이고 내가 자신을 따라 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나타났다. 또, 특정 종교 단체에서 이름 시를 이용해서 사람들을 끌어들인다는 제보도 들어왔고 이성에게 대시하기 위한 수단으로 하는 게 아니냐는 오해도 받게 되었다.


나는 새로운 SNS 플랫폼을 활용하여 다시 이름 시를 키워나가기로 했다. 카페에서 이름 시를 써주면서 홍보도 하고, 글을 좋아하시는 작가분들과 소통하며 팔로워를 늘려갔다. 그러던 어느 날, 청첩장 문구 의뢰가 들어왔다. 나는 청첩장 문구를 신랑 신부의 이름을 넣어 정성스레 4 행시로 지어줬다. 그랬더니 '다이렉트 웨딩카페'라는 꽤 큰 플랫폼에서 4 행시 청첩장 후기가 핫해지면서 청첩장 주문이 마구 들어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이름 시를 활용한 청첩장 사업을 키우기 위해 아르바이트 한 돈으로 다이렉트 마케팅 광고에 돈을 쓰며 키워나갔다. 하지만 이제는 여기저기에서 배운 마케팅 기법을 활용하면서 사업을 키워나가고 있다. 나는 현재 "네임포트리"라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며 블로그, 다이럴 마케팅, 인플루언서 협찬 모델 등을 활용하여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일 년 치 수입 통계를 내봤을 때, 원래 다니던 직장에서 벌던 돈보다 많은 돈을 벌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과감히 퇴사를 하고 마케팅에 더 주력하며 이름 시를 써나가고 있다.


내가 원했던 꿈, 내가 좋아하던 일을 하며 살아가다 보니 아직 많은 돈을 버는 건 아니지만 삶의 질도 올라가고 행복도가 매우 높아졌다. 앞으로는 청첩장 실물도 만들어 팔며 사업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또한 이러한 감사함에 대한 보답으로 우울한 글을 자주 쓰시는 작가님들께 종종 이름 시를 선물해드리고 있다.




나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버는 사람들을 부러워했었다. 하지만 현재 32살이 된 시점에서 생각해보면 꿈과 많이 가까워졌다.


요즘 주변을 둘러보면 결혼이나 내 집 마련 등도 포기하며 꿈도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되는데, 이러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와중에 하고 싶은 일이라도 하며 살아가는 건 큰 축복이라고 느껴진다.


무엇이든 시작이 반이고, 노력한 만큼 꿈에 가까워질 수 있기 때문에 직장을 다니면서라도 진정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가 보길 바란다.


그러다 보면 몇 년 후, 내가 바라던 인생을 내가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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