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속에 맞춰져서 꿈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실패만 보면 도전할 수 없다

by 이열매

나는 부모님이 사업을 하시는 가정에서 태어나 부족함 없이 자랐다. 항상 여유 있는 생활을 하며 평탄하게 지내다가 재작년쯤 부모님이 사업을 하시다 집이 어려워졌던 순간이 있었다.
그동안 어머니가 아버지의 회사에서 재무와 회계를 담당해주고 계셨는데, 회사 업무로 인해서 아버지와 마찰이 계속 이어지자 어머님이 스트레스로 사업에 손을 놓게 됐던 것이다.
결국 엔지니어이신 아버님이 회사 재무와 회계까지 맡아서 하시다가 회사 재정이 어려워졌고, 빚도 많아졌다.

당시 나는 대학교 졸업 후 원했던 대기업 연구소에 취직하여 별일 없이 지내고 있었고, 원래 꿈은 사업가였기 때문에 '나중에 아버지 회사를 물려받거나 사업을 해봐야지.'라고 안일한 생각을 해왔었다.
하지만 이번에 아버지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살면서 받아보지 못한 스트레스와 걱정거리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살아가다 보면 더욱 힘든 일들을 겪어내며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지 있지만 온실 속 화초처럼 자라왔던 나는 '나에게 왜 이런 불행이 찾아왔을까.'싶어 몇 달을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며 보냈다.


나는 4년 반 동안 연애 중인 여자친구가 있었다. 사귀던 여자친구의 집안은 안정적인 공무원 집안이었고, 우리 집이 사업하는걸 탐탁지 않게 생각했었다. 그런데 사업에 위기까지 찾아오니 우리는 결국 헤어지게 됐다.

이 시기에 나는 인생을 되돌아 볼만한 큰 사건들을 많이 겪게 되었고, 처음으로 사업가의 꿈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래서 사람들이 사업은 위험하다고 했구나, 이래서 사람들이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싶어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사람들이 안정적인 직업을 추구하는 것이 이해 가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도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혹시 자고 일어났는데 집에 딱지가 붙어있지는 않을까?, 회사를 다녀왔는데 집에 못 들어가는 것은 아닐까?'이런 부정적인 상상들을 하며 불안한 마음으로 반년이란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이 시간 동안 우리 가족이 할 수 있는 일들은 별로 없었다. 상황이 나아지기를 절실하게 기도만 했다.


그러던 중 정말 하나님이 도와주신 듯, 빚의 상환기한을 며칠 남기지 않고 아버지 공장 대지를 사겠다는 분이 나타나서 계약이 체결되었다. 그 계약이 체결되기까지 얼마나 가족들과 마음을 졸였는지 지금 생각해봐도 정말 절실했던 것 같다.


그렇게 가까스로 위기를 넘기고 회사를 다니고 있던 중, 이런 사업에 대한 내 부정적인 마음을 느끼셨는지 어느 날 어머니가 나에게 오셔서 "재훈아, 이번 일을 통해 사업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사업이란 것은 관심만 있으면 항상 예측이 되고 위기 또한 미리 대응하면 그렇게 위험하지도 않아. 이번에는 엄마랑 아빠가 실수를 해서 이렇게 되었지만, 엄마는 네가 원하는 사업을 했으면 좋겠어. 엄마는 너의 성향을 잘 아니까 네가 사업을 하면 훨씬 잘할 거라고 믿어."라는 말을 해주셨다.


이 이야기를 듣는 순간 몇 달 동안 힘들게 살았던 순간들이 사라지면서 다시 열정과 의지가 솟는 것 같았다. 이렇게 회사를 다녀서는 가족을 지키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기회가 오면 반드시 사업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러한 목표가 생기면서 사업에 대한 생각이 더욱 커지고 있었다.


그렇게 처음으로 시작했던 사업은 기구 필라테스였다.
전에 대학 동기가 기가 필라테스와 요가학원 등 사업을 시작하면서 나에게 같이하자고 제안을 했었는데, 나는 "남자가 무슨 요가냐?"며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 그 친구가 주변에 대기업에 다니는 동기들보다 돈도 많이 벌고 잘 나간다는 소문은 들었을 때도 그저 운이 좋았다고만 생각했다. 그래서 한번 더 제안을 했을 때도 거절을 했었다.


하지만 이번 일을 겪은 후에 친구가 한번 더 연락을 해왔고, 나도 마음가짐이 달라져 있었다. 이번에는 사업하는 친구가 너무 궁금해 직접 찾아가 보기로 했다. 몇 년 만에 보는 친구와의 대화에서 친구는 이미 사업가가 되어있는 것이 느껴졌다. 회사에서 일에 대해 배우는 것은 많았지만 재미를 느낀 적은 없었는데, 친구와 사업에 대해 대화를 하면서 가슴이 뛰며 설레기 시작했고 열정이 생기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친구는 "사업을 하면서 단 한 가지 후회되는 게 있다면 더 빨리 시작하지 못한 거야."라는 말을 해주었고, 사업을 도와주겠다고 했다. 나는 퇴근 후 친구 매장으로 향했다. 나는 친구의 가게에 자주 드나들며 친구가 하는 일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나는 기구 필라테스라는 사업이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보며 더욱 사업에 확신을 갖게 되었다.

그 친구를 만난 지 한 달만에 과감하게 회사를 퇴사하고, 기구 필라테스 매장을 차리게 되었다. 사업은 역시나 굉장히 잘되었다. 내가 직접 누군가를 상담하고 가입시켜서 돈을 번다는 게 회사에서 일하는 것보다 훨씬 재밌었고, 하루 종일 알바 없이 혼자 일을 하면서도 에너지가 넘쳐났다. 내가 내 일을 한다는 그 기분은 사업을 해보지 않으면 절대 느낄 수 없을 것이다. 사업은 자기가 하는 만큼 성과가 나오고 반대로 내가 아무것도 안 한다면 아무 수입도 낼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성과를 내면서 희열을 느꼈고 열정이 생겼다. 나는 사업가로 성장해가고 있다는 생각에 행복했다.

하지만 그렇게 4~5개월을 지내다 보니, 처음에 있었던 열정들은 다 사라지고 재미있었던 상담도 기계처럼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수입은 많이 생겼지만 더 이상 성장하는 느낌도 들지 않았고 나태해지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내가 지금 이 일을 굳이 해야 하는지 고민을 하게 됐고, 이 일은 내가 나이가 들어할 게 없을 때 다시 해도 충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거의 1년간 매장은 점점 성장하여 매출이 잘 나오고 있을 때 아쉬웠지만 좋은 가격에 내 첫 사업장을 팔게 되었다.

필라테스 사업을 했던 계기로 다음 사업은 온전히 내 힘으로 처음부터 이뤄보고 싶었다. 첫 사업이 잘 되긴 했지만 시작부터 친구가 많이 도와준 사업이라 나 스스로 성공한 것이 아니고, 온전히 내 것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었었다. 나는 평소 관심 있었던 카페를 차려보려고 알아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러던 중에 코로나가 터졌고, 나름대로 사업의 중요한 원칙들이 있었는데 코로나의 리스크 때문에 카페 사업은 시작을 못하게 됐다.

그렇게 갈팡질팡 하고 있던 와중에 나는 '전에 좋은 회사에 다녔고, 필라테스 사업 잘됐었다.'라는 과거 이야기만 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코로나가 너무 심해지면서 회사에 들어갈 자신도, 카페를 차릴 수도 없게 됐고, 필라테스 사업도 친구가 도와줬기 때문에 잘 된 거라고 생각하게 되면서 정작 내가 잘하는 게 없다고 느껴졌던 것이다. 더군다나 난 회사를 오래 다닌 게 아니라 기술력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현재 내 위치가 없다고 느껴졌다.

나는 '뭐라도 되겠지.'라는 심정으로 한 달을 무의미하게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대로 있으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고 답답해서 저녁에 뛰기 시작했는데, 머리가 맑아지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의욕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나는 러닝 후 집에 들어가서 나 자신에 대해서 처음으로 정리를 해보았다. 나의 문제점 대해 적어보면서 나 스스로가 무엇을 잘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기 시작했다.
난 끈기도 없었고 뛰어난 기술력도 없었다. 사업도 처음부터 내 힘으로 해본 게 아니었다. '이 시점에서 내가 뭘 할 수 있을까?'를 계속해서 고민해봤지만 할 수 있는 게 없는 것만 같았다.

결국 해답을 찾지 못한 채로 나는 어머니를 찾아갔다. 어머니는 지금 당장 무엇을 시작하기에도 자신감 없어하는 나를 보며, 일단 아버지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하고 싶은 일을 생각해보라고 알려주셨다. 아버지 회사에서 아버지가 기업 경영하는 것을 보면서 경험을 쌓으라는 말씀이셨다.
나는 '아빠 회사는 힘들어 죽겠는데, 내가 여기 들어가는 게 맞나? 내가 왜 대기업을 다니다가 중소기업으로 들어와서 인생을 거꾸로 시작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머니 말씀처럼 경험을 쌓는다고 생각하며 아버지 회사에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아버지 회사에서 일을 하며 유튜브로 온라인 마켓 사업에 대해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얼마 후 나는 투잡으로 온라인 사업을 시작하게 됐고, 간절하게 의지를 가지고 시작하니 첫 달 만에 매출을 냈다. 처음으로 내 힘으로 도전했던 사업이었는데 기구 필라테스 사업 이상으로 매출이 잘 나오기 시작하니 자신감이 겼다.

요즘 나는 아버지 회사를 다니며 아버지가 겪었던 실수 과정들을 보며 나중에 내가 기업을 운영하더라도 절대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직접 보고 느끼고 배우고 있다. 또, 사업을 하며 자신감이 생겨서 원래부터 관심이 있었던 야외 카페나 공간 대여 사업을 해보려고 도전하는 중이다.





보통 나 같은 부류의 사람들을 하나의 일을 오랫동안 못하고 끈기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나 자기 스스로 그렇게 단정 짓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리는 그만큼 항상 성장할 가능성을 가진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


여기저기 옮겨 다니거나, 본인이 끈기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질문 몇 가지를 해보고 싶다.

지금 하는 일이 수입이 잘 나오는가?
이 일이 나를 발전시켜주는가?
현재 하는 일에 흥미를 느끼는가?

이 모든 것에 해당이 안 된다면 과감히 하는 일을 접고 새로운 것을 도전해봐도 된다고 생각한다.


끈기가 없는 것이 아니라 그 일을 유지하고자 하는 동기가 없는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자신이 하는 일이 더 이상 발전 가능성이 없다고 느껴지면 자신의 일에 권태감을 느낄 수 있다.

또, 수입이 잘 나오더라도 일이 나를 발전시켜주지 못한다고 느껴지면 일에 흥미를 느끼지 못할 수 있다.


주변 사람들을 만나며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일을 부러워할 것 없다. 내가 하고 싶은 나의 일을 하는 게 중요한 것이다. 찾아보면 회사를 그만두지 않더라도 조금씩 시작해 볼 수 있는 일들이 많이 있다. 그런데 사람들이 그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겁을 먹고 시작도 안 하게 되는 것이다.


다만, 회사 다니는 것이 싫다는 이유로 잘 된 케이스만 보고 사업을 너무 쉽게 생각하면 안 된다. 간절하게 그리고 신중하고 치밀하게 계획하고 분석해야 한다. 그러면 안 될 수가 없는 게 사업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직장을 다니다 사업을 하겠다고 말하면 99%는 부정적인 이야기와 걱정만 듣게 될 것이다. 하지만 굳이 그런 부정적인 생각들 속에서 정답을 찾을 필요는 없다.

나는 직장도 다녀보고 사업도 해보면서, 미리부터 걱정하며 아무것도 시도하지 못하는 것보다는 도전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나의 일을 하면 행복하고, 행복하게 일을 한다면 잘되지 않을 수가 없다.

주변의 부정적인 에너지는 저리 치워놓고, 나에게만 집중해서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보자.


나중에 가정이 생긴다면 하고 싶던 것도 도전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 늦을수록 잃는 것도, 겁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설령 사업이 잘 안 되더라도 배우는 것은 있기 마련이다.

실패는 미래에 내가 더 성공할 수 있는 밑거름이다.

한번 살 인생 하고 싶은 것 다 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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