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국제시장 장사치다.

니혼바리, 그 뜻은 몰라도 <도바 위에 뜬 별 1부 제4화>

by 손병호


점심 무렵, 몰려들던 손님들이 한풀 꺾이고 골목이 잠시 숨을 고를 때였다.불쑥, 악어 형님이라 불리던 그 사람이 내 앞에 다시 나타났다. 그는 말없이 주머니에서 두툼한 청 테이프를 꺼냈다.찌익 하고 테이프가 뜯겨 나가는 소리가, 소란스러운 골목 안에서도 유난히 선명했다.

“신문지를 깔아놓으면, 물건이 더 싸구려로 보입니더. 페인트를 칠하든지 아니면 차라리 흰 바탕 천을 깔아 테이프로 고정해야지 ”

그는 합판 모서리를 손바닥으로 눌러가며 테이프를 단단히 붙였다.

“이렇게 합판 끄트머리를 톱질한 채로 날카롭게 놔두면 손님들이 옷 만지다 손 다칠 수도 있을 것 아니요? 아무것도 아닌 거 같아도, 이런 사소한 데서 신뢰를 잃는 법이지.”

담배를 물고 말하는 그의 입술 옆으로 파란 연기가 퍼졌다.

마침 자갈치 선창에서 불어오는 비릿한 냄새가 담배내음과 함께 어울려 한 인간에게서 느낄 수 있는 독특한 성품이 내게 냄새로 다가왔다.

나 역시 애연가이지만 남이 피우는 담배냄새에 민감한 편인데 그가 내뿜는 담배 냄새는 그다지 싫지 않았다.

“오늘 장사 마치고 이 합판을 내 도바로 들고 와보소.

당가칠려면 도바 위에 올라가야 하는데 이 상태로는 합판이 약해 얼마 못갈거요. 보강을 해서 손을 보든지.아니면 아에 두꺼운 것으로 교체하든지 해야해.그라고 도바에 니스 칠이 두껍게 되어 있지 않으면, 비오거나 장마 때 습기가 차면 바로 곰팡이가 생길거요. 또 합판 면이 보기에 이렇게 맨들맨들해보여도 손님들이 한번 휘젓고 나면 웬만한 옷들은 원단 올이 바로 나갈 끼라요. 검정 바탕으로 유성 페인트도 칠하고,그 위에 투명 니스를 두텁게 올려야 옷 때깔도 살아나지. “

그는 말끄트머리를 툭툭 자르며 퉁명스레 말했다.나는 갑작스런 그의 출현과 행동에 얼떨떨해 아무 말도 못 하고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그는 내 허리춤을 힐끗 내려다 보면서 다시 힐난조로 말했다.

“ 장사꾼은 거스름돈부터 챙겨야지. 오전 한가할 때 은행 가서 잔돈 부터 넉넉히 챙기시고”

그가 자기 전대를 툭 치며 말했다.

노점상 돈은 주머니에 쑤셔 넣는 거 아니고, 전대를 차야지요. 그래야 잃어버릴 염려도 없고, 손님 앞에서도 폼도 나거든. 내 말 알겠지요?”

그가 말하는 동안, 대팔은 곁에서 팔짱을 낀 채 묘한 표정으로 우리를 지켜봤다.아직 내게 불만이 가시지 않은 눈빛이었지만, 악어 형님 앞에서는 아무 말도 못 했다.

구 씨 형님은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잠자코 고개만 끄덕였다. 악어 형님이라는 사람은 마지막으로 담배를 깊게 빨아들이고는 발로 꽁초를 땅바닥에 비벼 껐다. 그는 그가 붙인 청테이프를 쳐다보며 만족한 듯 자리를 떠다가 문득 생각난 듯 한마디를 덧붙였다.


“아, 좀 전에 내가 부장으로부터 연락받았는데. 뭐 오늘은 바빠서 못온다 카던데 , 장사 마치고 난 뒤 그 쪽 보고 자기에게 꼭 좀 연락해달라고.대팔아, 네도 속은 좀 상하겠지만 이번에 신 부장 사정 함 봐주라. 사람에게 전에 신세 진 게 있다고 당분간만 도바를 사용하도록 니가 양해 좀 해달라 카던데.”

악어형님이라는 사람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대팔이라는 친구가 볼맨 목소리로 말을 받았다.

악어형님요, 내입장에선 어차피 내 도바도 아닌데 양해할 건 업꼬예. 근데 당분간 내게 맡긴다 해 놓고 말도 없이 불쑥 사람부터 집어 넣으니 부애가 우찌 안나겠습니꺼.... 어쨌든 그건 경우가 아니지예?“

“그래, 그건말이 맞다. 신 부장도 그래 해선 안 되지, 시간 날 때 내가 그 친구 불러서 좋게 이야기 해볼게”

매번 신부장 말만 듣고 고마 놔두면 안 될 끼라 예, 자기가 언제부터 도매상 부장이라고, 행님도 아시다시피 신 부장이 요새 우리노점상들 너무 낮춰 보는기 한두 번이 아닙니더.우짜든둥 이번 일은 형님 말대로 따르겠지만 신부장을 계속 저대로 놔두시면 안될거라예 ”

그들의 대화가 끝나자 나는 악어 그 사람을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정말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그는 내 인사가 조금 부담스러운 표정이었다.

“이만한 일로 뭐 고마워할 것 까지야.하루를 장사해도, 이 바닥에 자리깔면 같은 처지고 .또 도와줄 만하니까 돕는 거지.그건 차차 알게 될 날이 안 있겠소


그는 마치 지난 우리사이에 어떤 인연이 있었던 사람처럼 중얼거렸다. 하지만 오랜시간이 지나, 그의 딸이 내 앞에 나타나기 전 까지 그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었다. 그 날이후 우리사이에 꽤 친분이 생기고 난 뒤에도, 그는 나와의 지난 인연을 말하는 것을 굳이 피하고 싶어하는 눈치였었다.

“장사 열심히 하소.” 짤막한 한마디만 허공속에 남기고 그는 군중속으로 사라졌다.


오후 장사

오후로 접어들면서 노점들의 분위기가 점점 고조되고 있었다. 나역시 쫓기는 마음으로 셔츠를 양 손에 몇 장씩 쥐고 흔들어댔다.

손님을 부르는 호객소리가 밖으로 나오다 다시 목구멍으로 들어갔다.도저히 큰 목소리로 호객할 자신이 없었다. 다만, 떠들썩한 목소리를 내는 대신 내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손님을 모아 보기로했다.


“사장님, 이 셔츠 한번 만져보이소. 노점이라 해서 막 줄어들고 그런 거 절대 아닙니다.지금 당장 빨아도 원단이 꿈쩍도 안 합니다.자, 여기 품질 표시 라벨 보이지예.면 혼방 맞죠? 손끝에 닿는 감이 벌써 다른 물건들과 다릅니다. 이게 90수 원단이라 촘촘하게 짜여 있어 여러번 세탁해도 좀처럼 줄어들지않습니다.

동대문 시장 물건들도 말은 그럴싸하지만, 막상 세탁기에 넣어 보면 완전 다릅니다. 이건 확실히 급이 다른 제품입니다. 그리고 여기, 옆 구리 재봉선 라인 좀 보이소. 싸구려는 다 오버로크로 대충 마감해 놨는데,

이거는 다릅니다. 보이십니까? 니혼바리 박음질, 꼼꼼하게 박아놔서 안 찢어집니다.이래서 진짜 물건이라 하는 기라예.”


나는 실제로 옷을 찢는 연습을 사전에 해보았던 터라, 자신 있게 양팔로 셔츠를 힘껏 잡아당겨 보였다.

“아저씨, 하지 마요! 옷 찢어지면 어떡해요?”
옆에 있던 아주머니가 다급하게 손을 뻗어 말렸지만,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한번 힘을 주어 옷을 당겼다. 찰칵하고 원단이 팽팽히 당겨지는 소리에 몇몇 손님들의 눈이 커졌다

“오, 진짜네.”

“이 정도면 노점물건이라도 꽤 오래 입겠는데?”
긍정적인 수군거림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그제야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옷을 쌓아둔 뭉치를 들춰보거나 색깔을 비교하느라 분주해졌다. 노점 앞에 모여드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부쩍 많아졌다.


사실 ‘니혼바리’라는 말뜻을 나는 정확하게 알지 못했다.대학 2학년 때 의류학 전공 여학생의 리포트를 대신 써준 적이 있었다.

그때 얼핏 보았던 ‘니혼바리’라는 단어가 순간적으로 머리속에 떠올랐을 뿐이었다. 물론, 오버로크라는 봉재용어 정도는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리포터를 대신 써 줄 무렵, 고등학교 동기 한 놈이 군 입대를 앞두고 총각딱지를 뗀다며 완월동 사장가에 다녀왔다. 그 직후 그 놈이 ‘세면바리’라는 성병에 걸려 꽤고생한 일이 있었다. 그사건은 동기들 사이에 오랫동안 웃음 섞인 일화로 회자됐다. 결국 그는 그 병 때문에 입대가 연기되었고 이름대신 불명예스런 별명 '세면바리'로 한동안 불려졌다.

때마침. 발음이 비슷한 ‘니혼바리’와 ‘세면바리’가 장사 첫 날, 내 기억 속에 뒤엉킨 채 잠복해 있다가, 그 순간 불쑥 떠올랐었던 것이었다.

졸업 후그 친구는 나와 같이 나란히 같은 은행에 취업했고, 내가 은행을 그만둘 때까지 우리는 늘 함께 어울려 다녔다. 그때 리포트를 부탁했던 여학생은 제법 이름난 디자이너로 승승장구한다는 소문을 뒤늦게 들었다.

손님 한 명이 고개를 갸웃하며 내 말이 믿기지않는 듯 셔츠 안감을 뒤집어 뭔가를 꼼꼼히 살펴 보고있었다.

나는 곧바로 말을 이었다.

잘보세요.이건 염색방식이 다른제품입니다. 흔한 나염 염색이 아니고, 디지털 프린팅이에요. 색감이 오래가고 세탁해도 물 빠짐이 거의 없습니다. 한철 입고 버리는 싸구려랑은 확실히 다르다니까요.”

물론 내가 나염과 디지털염색 차이를 잘 알 턱이 없었다.대량 염색은 디지털로 한다는것을 귀동냥으로 주워들었을 뿐이었다.


말투는 장사꾼의 억센 호객 소리가 아니라 은행 창구에서 고객을 응대하던 때처럼 차분했다. 오히려 그 차분함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아저씨, 이 색은 얼마예요?”
“사장님, 두 장 사면 좀 깎아주세요!”
우리 아들 입히면 딱 맞겠네, 이것도 한 장 주소.”

사람들은 저마다 셔츠를 집어 들고 내게 값을 묻고 흥정을 하기 시작했다. 노점 골목 곳곳에서 들려오는 “골라, 골라!” 하는 소리 속에서, 내 목소리는 마치 선생이 학생들에게 하는 작은 강의 같았다.

“세탁은 찬물로 살살 돌리시면 됩니다. 다림질하실 땐 안쪽에서, 너무 높은 열 말고 중간 온도에서. 그렇게만 해도 오래오래 입을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줄을 서며 웃었다.

“이 아저씨 , 말을 꼭 선생님처럼 하네. 설명이 그야말로 청산유수네.”

“그래 맞어. 이 아저씨, 완전 전문가 뺨치네. 노점에서 이런 강의를 다 듣다니 별일이야.”


아주머니 손님들이 내 말투를 낯설어하며 킥킥 웃었지만, 옆에 서서 내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던 다른 손님은 바삐 지갑을 열었다.

장터의 소음과 냄새, 사람들의 분주한 손길 속에서

나는 의류전문가로 포장되고 있었다. 아니 의류전문가가 되어야만 했다.


북새통

오후 장사가 이어질수록, 내 안의 긴장도 조금씩 풀려갔다. 아침까지만 해도 남의 골목에 얹힌 이방인 같았던 내가, 지금은 목소리를 고 있었다.

저녁 무렵이 가까워지자 골목은 더욱 소란해져 갔다.

회사 일을 마치고 나온 직장인들, 아이 손을 잡은 젊은 어머니들, 그리고 관광객들이 한꺼번에 밀려들었다.

내 도바 앞도 예외는 아니었다.

처음엔 손님 몇 명이 옷을 만지작거리다 머뭇거렸지만, 내가 한두 마디 설명을 붙이는 사이, 금방 사람들이 빙둘러 서기 시작했다.

“사장님, 이거 사이즈 있습니까?”

“이 색깔 말고는 없어요? 좀 더 진한 건요?”

내 손이 더디게 움직이자, 대팔이가 옆에서 딱하다는듯 성질을 버럭 냈다.

“야, 이 친구야! 봉투 좀 빨리빨리 챙겨줘라! 안되겠다 내가 담을 테니까 친구는 손님들에게 돈만 챙겨!”

그의 두툼한 손이 익숙하게 셔츠를 낚아채 비닐봉지에 쑤셔 넣어주었다.구 씨 형님도 어느새 다가와 잔돈을 대신 챙겨 주고 있었다.

“여기 5 천 원 원 거슬러 드려요. 예, 맞습니다. 줄 서 계셔면 곧 담아드립니다.”

그런데도 감당이 안 됐다.

줄은 자꾸 늘어났고, 사람들은 물건을 집어 들고는 자기들 차례가 오기도 전에 지폐부터 내밀었다.

“아저씨, 나 이거 두 장! 여기 만 원!”

“나도 나도, 이거 빨리!”

“어머 이 색깔 금방 있었는데, 어디갔노? 아저씨! 이 색깔 이제 더 없어요?”

“죄송합니다. 오늘 만 200장 한정제품이라 이제 색깔이 문제가아니라 여기 남은 제품들도 곧 바닥 납니다. 제품이 더 이상 없어요.”

내가 덧붙인 그 말이 더욱 손님들의 구매열기에 불을 질렀다.

북새통이 따로 없었다.내가 허둥대며 돈을 챙기지 못하자, 보다 못해 도바옆에 줄곧 서있던 암달러 아주머니가 도바위에 자진하여 올라와 돈을 받고 거스름돈을 내어주기 시작했다. 대팔이와 구 씨 형님은 연신 비닐봉지에 셔츠를 담아 신나게 손님들께 건네주고 있었다.

달러 아주머니가 급하게 소리쳤다.

“사장님, 이럴 때는 그냥 대충이라도 빨리빨리 해야 된다니까요. 여기요, 이거 봉투!”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하니 더 많은 사람들 한꺼번에 몰려들었다.


비좁은 골목을 지나치던ㅈ행인들이 “무슨 일인가” 싶어 다가왔고, 그 호기심이 또 다른 손님들을 끌어당겼다.

옷을 살 생각이 없던 사람들조차, 분위기에 휘말려 저마다 지폐를 꺼내 들었다.

“아이고, 이러다 금방 다 떨어지겠네!”

“지금 안사면 못 사겠네. 얼른 주세요!”

나는 정신없이 손님들의 지폐를 받았다. 잠깐 고개를 들어보니, 내 도바 앞은 이미 장터 속의 작은 장터가 되어 있었다. 아침의 불안은 어느새 근거없는 자신감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래, 나도 할 수 있다. 남들만큼, 아니… 남들보다 더.’

그렇게 폭발하듯, 셔츠는 순식간에 팔려나갔다. 해가 기울기 전에 포대 두개가 완전히 바닥을 드러냈다.

이백 장의 셔츠가 모두 팔렸다, 내 손에는 모처럼만에 백만 원이라는 큰돈이 쥐어졌다.

한낮의 땀과 소란 속에서 눌려 있던 무거움이 한순간에 걷히는 듯했다.

은행원 시절, 나는 규정과 수치, 출근부 도장의 질서 정연한 나열 속에서 급여를 받았다.신문사에 있을 때는 남의 사고와 불행을 비집고 글을 썼고, 데스크의 지시를 받아가며 기사를 작성해 월급을 수령했다.

그때의 돈은 정해진 틀 안에서 흘러들어온 것이었다., 내 의지와는 관계없는 돈이었다. 어쨌든 출근만 하면 주어지는 돈이었다.

그러나 지금, 내 손바닥에 놓인 이 지폐는 달랐다.

누군가의 필요가 내 손길을 불러냈고, 그 대가가 앞에서 땀과 함께 쌓여 있었다.

저녁 장사를 마치고 악어 형님의 도바로 갔다.

하루장사로 내 합판은 이미 금이 가고 찌그러져 있었다. 들고 가기가 민망했다. 근데 그는 이미 이런 상황을 예견이라도 한듯 나름대로 대비를 해놓고 있었다.

그의 노점 옆에는 반들반들 윤이 나는 새 합판 두 장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얇고 휘어버린 내 합판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두께가 두꺼웠다.표면은 검정 페인트로 곱게 칠해져 있었고, 그 위에 니스를 듬뿍 발라 말려놓은 상태였다. 마침 인근 가게 조명 불빛에 합판 표면은 마치 옷칠이라도 칠한 것저럼 보란 듯이 싱싱한 광택을 발하고 있었다.

“이제 판대기 걱정은 하지 마소. 장사란 게 물건만이 아니라, 판대기가 절반이요. 판이 무너지면 장사도 무너지지”

악어형님은 본인이 만든 도바가 스스로 흡족한 듯 그것을 천천히 손바닥으로 쓸어 만지며 말했다.

“보소, 오늘 첫날부터 거기 손님 붙는 거 보니, 며칠 안에 자리 잡을 기세요. 판은 내가 준비했으니, 나머지는 거기 몫이야.”

나는 순간 목이 메었다.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낯선 자리, 낯선 장사판에서 하루를 버티는 동안, 처음엔 모두가 내게 적대적으로만 보였다.

아침에 욕을 퍼붓던 대팔이가 결국은 손님들 앞에서 도와주었고, 구 씨 형님은 말없이 내 편이 되어 주었다.

달러 아주머니들마저 장사에 보탬이 되어주었고, 점심도 굶을까 걱정하며 챙겨주던 김밥장사 아주머니들이 내 옆에 있었다.

은행에 근무하던 시절, 신문 기자로 바쁘게 취재 다니던 때.그 당시보다 오늘 하루 골목에서 받은 정이 훨씬 더 진했다. 나는 일 년 이상 세상과 단절된 채 혼자라고 생각했었다.하지만 그건 착각이었다.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내 손을 잡아 끌어 주는 이들이 있었다. 무뚝뚝하지만 처음 본 나를 챙겨주는 악어 형님이라는 사람이 거기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