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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석같은남자 May 19. 2016

체육을 왜 해야 해요?

선생님!!
체육을 왜 배워야 해요?


2009년 무더웠던 여름.

경남 산청에 전교생 19명의 분교에 기간제 체육교사로 근무했었다.

일주일에 두번 본교에 가서 수업을 하는 날이었다.


뜀틀 시간에 한 녀석이 뛰어온다.

마른 체형에 뿔테 안경 그리고 스포츠 머리

그 녀석이다..

전교 1등이라는 녀석.

체육을 싫어한다는 녀석.

과목 선생님들께 엉뚱한 질문으로 선생님들을 당황시킨다는

머리좋은 학생이라는 그 친구


대뜸

"선생님!! 체육을 왜 배워야 해요?

  대학에서도 필요없고, 취직할때도 필요없는데 꼭 해야해요?"

심각하게 질문을 한다.

당황스럽다...


"수학을 왜 하니?"

"대학갈려구요."

"수학과로 갈거니?"

"아뇨 법대 갈건데요."

"그럼 니가 법대를 가거나 살아가면서 수학에서 배웠던 일, 이차 방정식과 같은 공식을 사용할 기회가 얼마나 될까?   왠만한건 컴퓨터나 계산기가 다 해줄건데. "

"그... 그렇지요.."

"그럼 왜 해야하지?"

"음.........."

"니가 좋아하는 공부를 집중력있게 열심히 할려면 체력이 필요하겠지?

 그 체력을 기르는 데 가장 좋은 과목이 체육이야."

"네?"

"니가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하고, 가정을 가지고 하면서 살아갈때

  아프지 않고 니가 하고싶은 일을 하고, 가족을 돌보고 건강하려면

  운동은 필수겠지?

  그 운동을 즐겁게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게 체육이야.

  니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과목이지

  그래서 체육을 배우는 거야~"

"아~"

"^^"

"고맙습니다"

씻 웃으면서 달려가서 

더 열심히 뜀틀을 한다.


그때의 내 말이 그 친구에게 얼마나 와 닿았을까?

7년이 지난 지금.

중3이었던 그친구는 23살이 되어, 대학을 가고 군대를 다녀왔겠지


이름도 얼굴도

가물가물한 그 친구가

왠지 보고 싶은 날이다.

잘 지내지고는 있는지?


지금은 체육 좋아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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