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체육을 왜 배워야 해요?
2009년 무더웠던 여름.
경남 산청에 전교생 19명의 분교에 기간제 체육교사로 근무했었다.
일주일에 두번 본교에 가서 수업을 하는 날이었다.
뜀틀 시간에 한 녀석이 뛰어온다.
마른 체형에 뿔테 안경 그리고 스포츠 머리
그 녀석이다..
전교 1등이라는 녀석.
체육을 싫어한다는 녀석.
과목 선생님들께 엉뚱한 질문으로 선생님들을 당황시킨다는
머리좋은 학생이라는 그 친구
대뜸
"선생님!! 체육을 왜 배워야 해요?
대학에서도 필요없고, 취직할때도 필요없는데 꼭 해야해요?"
심각하게 질문을 한다.
당황스럽다...
"수학을 왜 하니?"
"대학갈려구요."
"수학과로 갈거니?"
"아뇨 법대 갈건데요."
"그럼 니가 법대를 가거나 살아가면서 수학에서 배웠던 일, 이차 방정식과 같은 공식을 사용할 기회가 얼마나 될까? 왠만한건 컴퓨터나 계산기가 다 해줄건데. "
"그... 그렇지요.."
"그럼 왜 해야하지?"
"음.........."
"니가 좋아하는 공부를 집중력있게 열심히 할려면 체력이 필요하겠지?
그 체력을 기르는 데 가장 좋은 과목이 체육이야."
"네?"
"니가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하고, 가정을 가지고 하면서 살아갈때
아프지 않고 니가 하고싶은 일을 하고, 가족을 돌보고 건강하려면
운동은 필수겠지?
그 운동을 즐겁게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게 체육이야.
니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과목이지
그래서 체육을 배우는 거야~"
"아~"
"^^"
"고맙습니다"
씻 웃으면서 달려가서
더 열심히 뜀틀을 한다.
그때의 내 말이 그 친구에게 얼마나 와 닿았을까?
7년이 지난 지금.
중3이었던 그친구는 23살이 되어, 대학을 가고 군대를 다녀왔겠지
이름도 얼굴도
가물가물한 그 친구가
왠지 보고 싶은 날이다.
잘 지내지고는 있는지?
지금은 체육 좋아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