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와의 대화, 생산성을 말하다> 한근태
8월은 크고 작은 일들이 많았다. 청소를 막 끝냈을 땐 그 상태가 영원할 것 같지만 며칠만 지나도 금세 흐트러지고 마는 것처럼, 8월의 마지막을 바라보고 있는 지금 내 방은 다소 지저분하다. 잡동사니들 틈바구니에 끼여있는 선물 포장지를 보면 나름의 위안은 되지만 나는 몸으로 느낀다. 청소할 때가 됐다는 것을.
청소를 막 끝냈던 때로 돌아가 내 삶의 화두가 왜 '생산성'이 됐는지 돌이켜본다. 한 달 전 읽었던 책, '고수와의 대화, 생산성을 말하다'를 다시 폈다. "단순한 삶과 높은 이상 Simple Life, High Thinking" 저자가 추구하는 삶의 모토에 눈이 멈췄다. 노트를 펴서 내가 '생산성'을 찾게 된 이유를 적기 시작했다. 내가 생각했던 단순한 삶과 높은 이상은 무엇이었을까? 8년 동안 일하던 회사에서 독립해 재택근무를 시작하면서 나는 이렇게 '일'하고 싶었다.
적게 일하고 많이 번다.
건강하게 일한다. + 잘 먹고, 잘 쉬면서, 하루하루 재미있게.
내 시간을 잘 쓴다.
어차피 일은 해야 하는 것이고 이왕 하는 일, 생산적인 방향으로 하는 것. 생산적으로 일하다 보면 삶도 조금 더 생산적인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을까 하는 마음. 그 마음을 되새기며, 생산성 고수님과 대화하는 기분으로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겼다.
한근태
목차
1 단순함의 생산성
2 집중과 몰입의 생산성
3 소통과 휴식의 생산성
4 조직 문화의 생산성
5 생산성을 올리는 구체적인 방법
저자는 말한다. "고수들은 적게 일하고 많이 번다. 하수들은 오래 일하지만 적게 번다. 고수는 남들이 하지 못하는 일, 대체할 수 없는 일, 그 사람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을 한다. 하수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어떻게 하면 적게 일하고 많이 벌 수 있을지에 대한 해답이 아닐까. 대체 불가의 사람이 되는 것. 정체성이 명확할 것. 언젠가 어느 팟캐스트에서 고수는 '자신이 누군지' 잘 알고, 그 모습이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다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내가 선명해질 때 비로소 적게 일하고도 많이 벌 수 있다.
몸과 뇌의 에너지를 어떻게 쓸 것인가는 요즘 나의 최대 관심사다. 나부터, 혹은 나라도 나를 귀하게 여겨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남 얘기하기 전에 스스로를 돌보는 것. 여태까지 잘 먹고 잘 자고 잘 쉬는 행동에 참 인색했다는 걸 이제야 의식한다. 뇌에 말을 거는 운동, 밀도 있는 잠과 쉼 속에서 닫혀있던 감각들은 깨어난다. 저자는 말한다. "생산성의 가장 큰 전제 조건은 아이러니하게도 잘 쉬는 것이다."
나는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이 없다고 생각한다. 3년 전 크게 아프고 수술을 하면서 '시간'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됐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잘 쓰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복잡함을 제거한 후 가장 본질적인 곳에 에너지를 집중"해야 한다. 단순화와 집중. 알렉산더 벨은 “초점을 맞추기 전까지 햇빛은 아무것도 태우지 못한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주의를 집중해 잘 조준하고, 조준했으면 나머지는 모두 버려야 한다. 그다음은 매일의 루틴을 따라 습관을 만드는 것만이 남는다. 연꽃을 피우는 마음으로 내 시간을 쓸 때, 언젠가 돌아보면서 내 시간을 ‘잘’ 썼다고 말 할 수 있지 않을까.
단순한 삶과 높은 이상 Simple Life, High Thinking.
어떤 삶을 살고 어떤 이상을 가질 것인가. 이왕이면 생산적인 방향으로 눈을 떠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