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화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소호의 생산성을 높여요>는 매주 금요일, 생산성을 높여주는 책을 선정해 이야기를 나누는 팟캐스트 방송입니다. 작가 소호와 고정 패널 옹님이 함께합니다. 팟빵과 아이튠즈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달린다. 매일 10킬로미터를, 매년 풀코스 마라톤을, 100킬로미터 울트라 마라톤까지. 누군가를 이기기 위해서도, 누군가에게 인정받기 위해서도 아니다. 언젠가의 묘비명에 "적어도 걷지는 않았다"라고 스스로 납득할 수 있을만한 인생을 살기 위해 달린다. 어떤 결승점에 도달할지는 모르지만, 그곳이 어디건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했으니 충분했다고 말할 수 있는 삶. 무라카미 하루키는 "주어진 개개인의 한계 속에서 조금이라도 효과적으로 자기를 연소시켜 가는 일", 그것이 달리기와 사는 것의 본질이라고 말한다. 선두 주자가 될 필요는 없다고. 나는, 우리는 자신 나름으로 납득할만한 레이스를 달리고 있을까?
개개의 기록도, 순위도, 겉모습도, 다른 사람이 어떻게 평가하는가도, 모두가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나와 같은 러너에게 중요한 것은 하나하나의 결승점을 내 다리로 확실하게 완주해나가는 것이다. 혼신의 힘을 다했다, 참을 수 있는 한 참았다고 나 나름대로 납득하는 것에 있다.
그리고 시간과 세월을 들여, 그와 같은 레이스를 하나씩 하나씩 쌓아가서 최종적으로 자신 나름으로 충분히 납득하는 그 어딘가의 장소에 도달하는 것이다. 혹은 가령 조금이라도 그것들과 비슷한 장소에 근접하는 것이다(그렇다, 아마도 이쪽이 좀 더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중
매일 무엇인가를 꾸준히 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루키의 표현을 빌리자면 '리듬을 단절하지 않는 것'이다. 탄력을 받은 바퀴는 계속해서 굴러가기 마련이지만, 확실하게 돌아가기 전까지는 가속하는 힘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바퀴가 굴러가기 시작할 때까지는 리듬을 끊지 않는 것이다. 일단 리듬이 설정되기만 하면 그 뒤에는 어떻게든 풀려나가므로, 리듬을 몸에 흡수하는 일에 주의를 쏟아보자. 단, 자신에게 맞는 페이스로, 자기가 좋아하는 방법으로.
하루키는 기초 체력을 강화하는 것에 대해, "좀 더 큰 규모의 창조를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말한다. 기초 체력은 몸의 근육에서 비롯되기도 하지만, 몸의 근력은 마음의 근육도 좌우한다. 하루키가 말했듯이 정신과 육체는 서로 밀접하게 영향을 주는 것이다. 몸을 부지런히 단련하다 보면 매일 거듭하는 과정 속에서 나 자신도 향상되어간다.
책을 읽으며 피식 웃었던 구절이 있다. "우리가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필요에 쫓겨 명쾌한 결론 같은 것을 구할 때, 자신의 집 현관문을 똑똑똑 노크하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 나쁜 소식을 손에 든 배달부이다." 인생이란 그런 것 아닐까. 우리는 이유도 알지 못한 채 나쁜 소식을 손에 든 배달부를 마주해야만 한다. 그리고 하루키는 그 이유를 어떤 경위에도 아랑곳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한다. "세금이나 조수의 간만, 존 레논의 죽음과 월드컵의 오심과 마찬가지로."
알 수 없는 인생 속에서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내 힘을 발휘하는 것. 많지 않을지라도 내 가진 활력을 쏟아내 보는 것. 뒤돌아봤을 때 적어도 포기하지는 않았다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만한 삶을 사는 것. 달리기를 말할 때 하루키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잘 살아내는 것'에 대한 이야기였다. 오늘도 꾸역꾸역 잘 살아내기를!
글 - 소호
그림 - 모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