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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호 Aug 17. 2022

기틀

#106    8월 3주

보낸사람: 소호

받는사람: 모빌스


극장 공간의 기틀이 만들어졌다. 과연 좌석을 넣을 수 있을까 했던 상영관에 30석의 자리가 마련되어 허가를 받을 수 있게됐다. (상영관 허가는 18평 이상 혹은 30석 이상이어야 하는데 18평이 안되는 좁은 공간이라 30석 우겨넣는 게 아주 중요했다.) 이로써 스테이지 1 클리어. 콘텐츠 기획에 있어서도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처음 트는 영화를 정했다. 그리고 오랜만의 우리 팀 채용 소식. 인턴 2명을 뽑으려고 한다. 기획자 1명, 디자이너 1명. 인턴으로 시작하지만 오래 함께할 팀원을 맞이하고 싶다. 오지린 후배들과 함께하는 22년 하반기가 되겠다. 두근두근!



RE:

보낸사람: 혜린

받는사람: 모빌스


연결성


MVP에 대해 고민하면서 예매시스템과 그걸 감싸줄 형태(웹/모바일/앱 뭐든)에 대한 소비자의 저니맵을 다시 잡아봤다. 결국 처음 도달하게 되는 것은 온라인의 공간 그리고 영화관, 영화관이라는 공간 속의 컨텐츠. 그것들을 모두 경험한 소비자는 (다시 재방문이든 추가 서치든) 온라인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이 전체의 흐름에서 연결성을 느끼는 것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웹사이트에서 예매의 기능과 영화의 기본정보 등 가장 핵심적인 것들을 다루면서도 영화관으로 가고 싶은 마음을 자극할 수 있는 것이 있어야하고, 그것이 현실의 공간인 영화관에서 경험하게 될 때 그 과정 자체가 영화에 대한 경험이 될 것 같다.


기획 과정에서 지우가 정리하던 자료들을 토대로 웹에 적용해보았는데 그런 컨텐츠들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연결할 수 있을 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앞으로 공간에 대한 초기준비 마무리가 맞물려감과 동시에 전체적인 프로젝트의 브랜딩에 들어갈 예정인데, 전체적인 과정들이 잘 엮여지며 탄탄하게 짜여지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RE:

보낸사람: 모춘

받는사람: 모빌스


모베러웍스 극장 제작일지 (11)


23년 상영작을 리스트업했다. 이번주의 큰 일. 리스트를 지지고 볶다보면 계속 수정되겠지만 우선 기준을 세웠다는 것에 만족한다. 이 목록을 가지고 콘텐츠 경험을 풍성하게 만들 계획을 세워보기로 했다. 시뮬레이션 과정에서 우리만의 것. 오리지널리티를 발견하는 것이 목표.


배급과 운영, 공간, F&B의 실무로 들어가다보니 생각보다 챙겨야 하는 법규와 이 리그만의 룰 같은 것을 만나게 된다. 외부인의 시선으로 이런 문제를 접하면 황당한 기분이 때때로 든다. 이런 간극이 남다른 극장을 만드는 한 끗을 만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챙겨야 하는 부분이 많다보니 외부에서 함께 뛸 수 있는 파트너들을 만나고 있다. 각자의 이해 관계를 조율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페이스메이커 유무는 완성도에 큰 영향을 끼칠 것 같다는 생각. 팀 내부에서도 사람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구인공고를 냈다. 좋은 사람 만날 수 있기를…


채용공고


약 한달만에 모티비를 업로드했다. 귀찮아하지말고 순간 순간 부지런히 기록해야지 생각했다.



RE:

보낸사람: 지우

받는사람: 모빌스


영화 리스트업이 됨에 따라 다음주부터 콘텐츠 시뮬레이션 단계에 들어갈 예정이다. 내가 보지 못한 영화들이 반절이라 틈틈이 영화부터 보고 있다. 우리는 감독의 생각을 재미있게 전달한다는 감각으로 바라보고 있는데 오히려 영화에 감정이 깊이 관여되어 있지 않기에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모베러웍스 극장 프로젝트가 돌아감과 동시에 파트너잡들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이전부터 바라왔던 장기적인 파트너 관계 맺기 관점에서도 극장 프로젝트가 중요한 위치에 있다. MoTV가 미디어로서 그릇이 되어왔듯, 극장도 새로운 형태의 그릇이 되어간다. 



RE:

보낸사람: 훈택

받는사람: 모빌스


극장 제작 일지 (9)


공간구조 결정

이번 주 드디어 공간구조가 결정 났다. 디테일한 부분들 까지는 아니더라도 공사 허가를 위한 부분들을 결정이 났다. 외벽을 세울까 말까? 출입구는 어디로 할까? 계단을 밖으로 뺄까 말까? 등 고민해야 하는 부분들이 많았었는데 실장님께서 잘 정리해 주셔서 우리가 주어진 공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어느 정도의 바탕이 만들어진 것 같다. 잘 깎아나가보자!!


진행하면서 공간 관련해서 외부 파트너분들과 미팅 할 때마다 상영관 법규나 공간 건축관련 법규들에서 계속 문제들이 생겨서 정말 걱정도 많고 불안하기도 했는데 구조가 나와서 일단은 다행이다. 물론 아직 허가의 단계가 남았지만...ㅎㅎ


화이팅!!




RE:

보낸사람: 대오

받는사람: 모빌스


스낵 기행(9)

비가 억수로 오던 날, 퇴근하러 주차장으로 걸어가다 찍은 사진이다. 어느 팝업 스토어 입구에서 비 맞기를 체념한 듯 멍하니 물건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을 보게 됐다. 간판을 보니 샤넬 팝업이었다. 스토어 앞에 서 있는 1톤 트럭에는 이미 물건이 가득 실려있었고 나머지 물건을 어떻게 옮겨야 할지 고민하는 듯했다. 강남 제네시스남이 밈이 됐을 만큼 거셌던 대홍수가 난 당일이었으니 이 이후로 비가 더 왔을 거다.


흘깃 보며 지나왔지만, 그 모습이 남 일 같아 보이지 않았다. 오프라인 공간을 만든다는 건 누군가를 파티에 초대하듯 멋지게 차려입고 샴페인을 터뜨리는 상황보다 이런 멘탈이 나가는 일투성이니까. 내년 4월부터 이런 상황들이 엮어 돌아가는 톱니바퀴가 완성된다. 사소하게는 화장실이 매일 막힐 거고, 크게는 영화 상영 중에 영사기가 고장 나는 일이 있을 거다. 날이 추워 사람이 뜸할 때도 있을 것이고, 극장 직원이 갑자기 그만둬 우리가 직접 팝콘을 튀기거나 캐셔를 볼 거다. 배급하고 싶은 영화를 배급 못 받는 경우가 오히려 애교처럼 느껴지는 상황들이 많을 거다.


이런 여러 상황을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해보던 중 주말에 아는 동생의 버섯 공장을 다녀왔다. 우리가 아는 작은 농사 개념보다는 프로세스와 시스템이 없이는 불가능한 영역의 일이었다. 버섯을 만들 원균을 사들이고, 배지라는 통에 수입한 톱밥을 높은 온도에 쪄서 넣고 압축한다. 그리고 그곳에 구멍을 내 균을 삽입하는 작업을 거친다. 그 후 최적의 온도와 습도를 갖춘 그리고 빛도 차단된 곳에서 그 수 많은 양의 배지들을 30일 동안 키우고 뒤집기를 반복해 버섯이 날 수 있는 배지를 완성한다. 그래서 한 달 뒤의 생산량을 치밀하게 계산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한다. 버섯을 키우는 과정에서도 온도, 습도 그리고 공간의 크기 등 조건이 맞지 않으면 전부 폐기 처분이다. 크기가 너무 자라 상품성이 없어져도 폐기다. 그래서 동생은 매일 오전 오후 온도를 체크한다. 그 때문에 휴가는 없다. 버섯을 완성하기 전까지도 많은 수 공정, 기계 공정을 지나야 하는 걸 보곤 내가 가진 관념에 대해 반성을 했다. 우리가 하는 지식재산권 영역의 사업은 이런 농업처럼 결과값이 정확해야 하는 사업에 비해 어쩌면 많은 배려를 받고 있을 수도 있는 것 아닐까. 남들이 기준을 정해주는 일이 아닌 만큼 우리가 더 우리업의 기준을 더 높이고 정확하게 그리고 꾸준하게 유지할 수 있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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