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별 같잖은 일에
기분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것 같아.
어떤 날은 오후 4시의 낮잠이 너무나 완벽해서
sns에 구구절절 나의 기분을 남겨놓는 반면
어떤 날은 별 열다섯 개 정도의 순간을 보내고도
그 기분을 글이나 사진으로
남기고 싶지 않은 날이 있어.
아냐, 남기고 싶지 않다기보다는
주저하게 되는 것 같아.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온전히 그 기쁨을 누려도 될까 싶은 거야.
어차피 다시 똑 떨어져 버리고 말 기분이라면,
이깟 실낱같은 잠깐의 기쁨으로
내 인생에 대한 기대를 키우지 않겠다는 거지.
혹시나 내일쯤 마주칠 낯선 불행에도
이미 예견했다는 듯 의연한 사람이고 싶으니까.
요즘은 더 많이 그래.
너와 같이 한 시답잖은 일들이 나를 웃기고 나면,
별 것도 아닌 순간들에 크게 기뻐하지 말자고
마음의 도리질을 몇 번 치는 거지.
그렇지만 내가 오늘 조금 덜 기뻐했다고
내일의 내가 덜 슬플 거라고 장담하진 못하겠어.
내가 오늘 덜 기뻐한 만큼,
내일의 내가 불행에서 더 빨리 회복할 수 있을지도
사실은 모를 일이야.
어쩌면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는 게
이미 불행에 익숙한 걸 지도 모르고,
그렇다면 미래의 나는
지금의 행복을 기록해 놓지 않고
홀랑 다 잊어버리게 놔둔
과거의 나를 자책할지도 모르지.
(싶기도 하고, 사장님과 나경이가 종용해서
조금 길게 써 본 일기.)
정말이지, 별 시답잖은 순간들이
자꾸만 웃겨서 큰일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