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by Illustrator 서희



날씨가 좋다. 꽃도 피려는 것 같다. 올해의 봄은 오기도 전에 떠난 사람들이 많다는 생각을 했다. 가만히 앉아서 뭐라도 적고 싶은 마음과 먹먹한 감정을 꾹꾹 눌렀다. 이 감정들이 생각이 되어도 되나. 뭐라고 말을 얹을 수도 없는 것들이다. 나는 화를 내고 싶은 걸까.


당신들을 위한 이 슬픔에는 자격이 필요한 것만 같다. 다들 어떻게 그렇게 미련도 없이 훌쩍 떠나버렸을까. 곁에서 마지막까지 마음을 맞대고 있던 사람들은 얼마나 울음이 날까. 얼마나 속이 미어질까. 아직 다 가지 않은 겨울이지만, 같은 사람들이 모여 그 마음이라도 주고받을 수 있었다면, 그들은 조금이라도 더 기다려줬을까. 더 붙잡아 둘 수 있었을까?


혹시나, 혹시.

봄이 오면 다시 생각해보지 그랬어요.

혹시 모르잖아요.

겨울의 끝자락에서 너무 오래 버텼다고 생각했을까요.

어쩌면 봄은 겪어본 적 없다고도 생각했을까요.

아니면 다가오는 모든 계절들이 덧없이 느껴졌을까요.


우리는 당신들이

미리 앞선 봄으로 갔다고 생각해도 되는 걸까요.


직접 목소리를 건네고 곁에 서 본 적은 없지만요.

당신들의 목소리는 분명 든든한 연결감이었어요.

내가 받았던 그 마음을 돌려주지 못한 것 같아서 미안해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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