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
오늘 아침은 다른 날과 달리 긴장감과 기대감으로 시작하였다. 이유는 심리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는 날이기
때문이다. 아이 때문에 힘들어하는 '부모 대상'으로 진행하는 상담 프로그램이 있어서 신청했는데, 경쟁률이 치열하다고 들었는데 운이 좋게 되었다. 거리도 그다지 멀지 않아서 대면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솔직히 무료로 진행하는 심리상담에 대한 나의 인식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왜냐하면 딸아이가 초등학교 때
학교 생활을 힘들어해서 담임 선생님 권유로 학교와 연계된 곳에서 심리상담을 받았었다. 그때 완전히 실망했던 기억이 있기에...... 석 달 예정이었던 상담 기간을 반도 채우지도 못하고 그만두었다. 딸아이가 너무 무반응에 말도 잘 안 하려 한다면서 상담 선생님께서 먼저 중단을 권하셨기에......'이런 일도 있구나' 싶으면서
그때 내가 들었던 생각은 '무료라서 대충 해주시나'였다. 이 이후로 아이는 유료든 무료든 상담에 대한 거부감을 내비쳐서 이 시기를 아이가 그냥 버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와중에 코로나가 터지고 학교 등교가 줄어들면서 학교 가기 싫다는 얘기도 잦아들었던 것 같다.
이런 일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상담 신청한 것은 중학교 1학년이 된 딸아이가 또다시 학교 가기 싫다는 말을 입에 달기 시작했으며, 이번 상담은 '아이 대상'이 아닌 '부모 대상'이 어서였다. 적어도 '내가 딸아이에게 해 줄 수 있는 무언가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정말로 지푸라기라도 잡아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첫 상담한 후 나의 만족도는 어떠했을까? 감사함이 가득했다.
물론 센터가 딸아이가 받은 곳과는 다른 곳이기는 하지만 '신청하기 정말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아이보다는 내가 먼저 내 양육 태도를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면서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 더 좋은 길이 보이는 것일 수 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료 상담에 대한 편견을 내려놓는 계기도 되었다.
꽤 신뢰가 가는 상담 선생님은 차분하게 여러 질문을 하시면서 나의 많은 이야기를 끄집어 내주셨다.
마음 깊은 곳에 있는 '또 다른 내가' 그동안 내뱉고 싶었지만, 하지 못하고 있었던 이야기를 마구 토해낸 것 같았다 '내가 이렇게 할 말이 많이 있었구나' 싶을 정도로......
나에 대해서 그리고 딸아이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들었던 생각은 '내가 생각보다 더 많은 불안과 걱정과 여러 고민을 가지고 있구나'였다. 60분이라는 시간이 정말 짧게 느껴졌다. 같이 눈시울을 붉혀가면서
상담 선생님의 경청과 공감과 따뜻한 조언은 나에게 많은 위로와 편안함을 안겨주었다.
다음 상담 때는 심리평가 검사지를 바탕으로 상담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하셨다. 기대가 된다.
상담 후 집으로 돌아오면서 머릿속에는 '이렇게 하나씩 하나씩 고민들을 풀어나갈 수 있을 거야'라는 생각이 들면서 '막연하게 불안하고 답답했던 두꺼운 마음의 껍질'이 조금은 벗겨지는 느낌이 들었다.
다음 상담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