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우울

20220603

by 아무개

오랜만에 우울하다. 결혼하고 정신적으로 많이 안정되어서 한동안 잊고 지냈다. 더럽지만 편안한 내 방에 온것처럼 익숙하다. 생각해보면 나는 10대 후반부터 줄곧 방황하는 기분이었다.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다. 흔히 그런 것처럼 엄청나게 화목한 가정은 아니었지만 그런대로 서로 참고 지냈다. 혼자 생각하기로는 약간 유전자에 새겨져있는 게 아닐까 싶다. 우울과 불안은 나를 가장 잘 설명하는 단어다. 적어도 20대에서는.


이런 기분이 들 때는 주로 바람을 맞으러 나간다. 시원한 바람이 겨드랑이와 옆구리, 손끝을 감싸면 말할 수 없이 외로워진다. 걸친 것을 다 벗고 온몸으로 바람을 느끼고 싶다. 춤을 추고 싶다. 모두가 나를 바라볼 수 있도록. 하지만 끝내 그러지는 못하고 한 발을 뗄 뿐이다. 고개를 숙여 발을 본다. 또 한 발을 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