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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화 Aug 01. 2023

신랑의  수다로 마음 공간 허락

여보, 당신의 말을 수다라고 해서 미안해

나는 신랑과 대화를 자주, 길게 - 나누는 편이다.  (전편에도 기록)


머릿속이 복잡하거나,

다른 사람들로 인해 마음이 상할 때,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있을 때는 특히 더

그의 퇴근을 기다린다.


그래서인지

우리의 저녁 시간은 오래 길어지는데

아이도 이제 이것이 습관이 되었는지

우리가 저녁을 먹고 이야기 나누는 동안

혼자 블럭놀이를 하거나 하며 기다려준다.

(종종 우리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는 것도 안다.

- 몇일 전에는 신랑이 나에게 테오  놀이공원에 한 번 데려가야 겠다고 했는데, 그날 테오는 잠자리에 들기 전 내일 아빠가 테오를 놀이공원에 데려가기로 해서 출근을 안한다고 했단다.^^;)


요 몇일 좀 좋지 않았던 마음들이

어제도 신랑과 대화를 하며 정리가 된 듯한 느낌이다.


모두가 잠든 뒤, 생각해보니

이 사람은 내가하는 이야기를 참 잘 들어준다,

내가 어떤 이야기를 해도 경청을 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는 조근조근 이야기를 하는 편인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조건 적인 지지도 아닌, 반대도 아닌,

또한 자기생각만 이야기 하지 않는다.


내 이야기에 적적한 지지를 보내며,

다른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주는데

그게 전혀 기분나쁘지가 않다.


오히려 내 이야기에 전적으로 공감만 해준다면

감정들이 동요 될 수도 있을 법인데,

그의 시선을 통해

내 생각과 감정을 다시 전달 할 수 있다.


무조건 내 편이 되는 것보다

때론 그런 시선이 더 고마울때가 많다.


어제도 신랑과의 최근 내 감정들에 대해 이야기나누고 나니 마음이 한결 부드러워짐을 느꼈다.


그리고 우리의 긴 대화를 정리하며

이야기 했다.


“오빠, 고마워.

오빠랑 이야기 하고 덜어내고 나면

마음에 공간이 생기는 것 같아.”


내 반쪽이 아닌,

온전한 내 한편이 이런 사람이라 참 다행이다.


그래서인지

오늘은 마음이 더 부드러운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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